20㎞ 과속운전 사고 보험금 환수한 건보공단…법원 "취소해야"

이세현 기자 2024. 8.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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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가 규정 속도를 시속 20km 넘겨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났더라도, 그것만으로 국민건강보험 급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또 "해당 교통사고가 오로지 A 씨의 잘못으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시속 20㎞를 초과해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보험급여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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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로 오토바이 몰다 택시 들이받아…공단, 2973만원 부담
공단 "운전자 과실" 치료비 환수…법원 "운전자 잘못으로만 못봐"
ⓒ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운전자가 규정 속도를 시속 20km 넘겨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났더라도, 그것만으로 국민건강보험 급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송각엽)는 A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징수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그 원인이 있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경우' 보험급여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보험급여를 시행해 국민 보건을 향상하고 사회보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므로 목적 급여 제한 사유로 되는 '중대한 과실'이라는 요건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교통사고가 오로지 A 씨의 잘못으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시속 20㎞를 초과해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보험급여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당시 피해 차량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다가 A 씨와 충돌했는데 이러한 상대의 과실 또한 교통사고 발생에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 씨에게 국민건강보험 급여 제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단은 A 씨에 대한 환수 고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2022년 8월 김포시의 한 도로에서 시속 112㎞로 오토바이를 몰다가 택시 사이드미러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발꿈치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공단은 A 씨의 치료비 중 2973만원을 부담했다.

그런데 공단은 "이 사고는 A 씨가 속도를 위반해 발생한 사고"라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2973만원을 환수 처분했다. A 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사고에 대해 사고가 난 택시에 인적 피해가 없었고, A 씨가 자동차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불입건 결정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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