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주자 0명' 김기태, '물량공세' 라포엠 꺾었다…2전2패 설욕전 대성공 ('불후의명곡')

[텐아시아=최지예 기자]

‘불후의 명곡’ 김기태가 목소리만으로 ‘왕중왕전’ 황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외부 주자 없이 홀로 무대에 오른 김기태는 꿈의 우상인 故김광석과 듀엣 무대를 펼치는 연출로 감동 서사까지 챙기며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불후의 명곡’ 669회는 전국 5.6%로, 동시간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이에 82주간 1위로 당당한 토요 왕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669회는 ‘2024 상반기 왕중왕전’ 1부로 김연지X DK, 김조한X뮤지X한해, 라포엠, 김기태, 정선아 차례로 ‘불후’ 최대의 빅 이벤트인 ‘왕중왕전’ 무대를 가득 채웠다.

첫번째 공은 김연지X DK의 이름이 채웠다.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를 선곡한 이들은 기승전결이 확실한 서사로 한편의 드라마 같은 감동을 줬다. 12인조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얹어진 김연지와 DK의 목소리가 무대의 퀄리티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김연지와 DK는 소절을 나눠 부르고 목소리를 합치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인과 같은 연출이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지막 서로 스치는 퍼포먼스가 여운을 남겼다. 남녀 보컬리스트인 두 사람은 탁월한 완급 조절 속에서 고음의 향연을 펼쳐냈다.

이 무대에 대해 임한별은 “보통 장풍이 한 번인데, 오늘은 ‘왕중왕전’이어서 두 번 나왔다. 칼을 갈고 나왔다”며 고음 끝판왕인 두 사람의 무대에 감탄했다. MC 이찬원과 김준현 역시 “대놓고 우승을 해보겠다는 의미였다”고 평가했다.

김조한X뮤지X한해가 Mark Ronson의 ‘Uptown Funk’로 두 번째 무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조한의 소울과 뮤지의 재기발랄, 한해의 속사포 래핑이 어우러지며 무대를 순식간에 축제로 만들었다. 김조한X뮤지X한해는 관객들을 일으켜 세워 무대를 함께 했고, 신명나는 애드리브와 무대 매너로 모두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무대 중간 세 사람의 댄스 브레이크가 모두의 시선을 훔치며 즐거움을 줬다. 자유분방하고 생동감 넘치는 매력이 큰 무대를 가득 채웠다.

“반칙이 다 모였다”는 이찬원에 이어 라포엠 정민성은 “제가 원래 걸그룹 아니면 흥이 안 나는데 저의 흥을 끝까지 끌어올렸다”고 했다. 라키 역시 “확실히 클래스가 다른 무대였다. 격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흥겨운 무대를 선보인 김조한X뮤지X한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 1승했다.

라포엠이 세 번째 무대에 올랐다. Coldplay의 ‘VIVA LA VIDA’를 선곡한 라포엠은 ‘왕중왕전’ 트로피를 향한 간절한 바람을 담아 웅장하게 무대를 열었다. 타락한 왕의 비참한 최후를 담은 곡인 만큼 화려한 깃발 퍼포먼스와 마칭 밴드의 몸짓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라포엠 4인 멤버의 하모니가 선두에서 이끄는 이 무대는 외부주자들의 퍼포먼스와 엄청난 시너지를 폭발시켰다. 라포엠의 ‘VIVA LA VIDA’는 내내 탄성을 자아내며 관객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이 무대에 임한별은 “이 정도 무대면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좋아요’ 누를 거 같다”고 했고, 정동하는 “올림픽 개막식 무대였다”라며 감탄했다. 김기태 역시 “그냥 피날레였던 거 같다”라고 앙숙 라포엠과 맞대결을 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라포엠이 김조한X뮤지X한해를 꺾고 1승에 성공했다.

유일하게 외부 주자 없이 정공법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기태가 네 번째 순서로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무대를 펼쳤다. 김기태는 무대 초반 의자에 걸터앉아 힘을 빼고 말하듯 노래해 감동을 줬다. 간주 하모니카 연주는 원작자 김광석에 대한 오마주로 울림이 컸다. 특히, 무대 후반 멜로디를 부르는 김광석 영상 위에 얹어진 김기태의 목소리가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김광석에 대한 그리움을 가득 담아 비워진 의자와 기타로 연출력의 정점을 찍었다.

김기태의 무대에 토크 대기실은 감동으로 가득 찼다. 정선아는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인 무대였다. 우승 무대였다”고 했고, 베베의 바다는 “내가 존경하는 마이클 잭슨과 함께 춤춘다면 저런 느낌일 거 같았다”며 울컥했다. 허각 역시 눈가를 적셨다. 김기태의 진정성과 감동의 기획력이 통했다. 그 동안 라포엠과 대결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셨던 김기태의 불이 켜졌다. 김기태는 “꿈 아니죠?”라며 감격했다.

정선아가 다섯 번째 공의 주인공이 되며 1부 피날레를 장식했다. 뮤지컬 ‘위키드’의 대표 넘버 ‘Defying Gravity’를 선곡한 정선아는 앙상블 팀과 함께 환상의 무대를 빚어냈다. ‘중력을 벗어나’라는 곡의 제목처럼 날아오르는 듯한 무대 연출 속 전형을 벗어나 도전하고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오롯이 담아냈다. 정선아와 앙상블의 몸짓 하나 하나가 무대를 가득 채우며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정선아의 소름 끼치는 가창력과 압도적인 무대 스케일이 세계 무대에 내놔도 손색없는 퀄리티를 뽐냈다.

정선아의 무대에 라키는 “너무 영광이고 내가 봐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격 있고 비싼 무대 같았다”고 감상평을 내놨다. 정동하는 “거의 올림픽 개폐막식 무대 같았다”고 칭찬했다. 허각은 “곳곳에 우승 욕심이 보였다”고 엄지를 세웠다.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던진 김기태가 1부 최종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라포엠 설욕전에 성공한 김기태는 ‘왕중왕전’의 황금 트로피까지 품에 안으며 1부 최고의 왕좌에 앉았다.

이번 ‘2024 상반기 왕중왕전’은 신들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실력과 역대급 규모의 무대 연출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불후의 명곡’은 이번 ‘왕중왕전’을 통해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음악 예능이라는 수식어를 입증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