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진 턱 만들어준다"…韓 시들한데 美 Z세대 사이에 유행 [이슈+]

김영리 2024. 8. 2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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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트니스'껌을 턱 운동에 활용해보세요. 당신의 턱 근육을 강화해줍니다."

지난달 미국의 한 '턱선 전용' 껌 제조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면서 올린 문구다.

이들은 "약한 턱에 작별을 고하고 시선을 끄는 턱선을 만나보라"거나 "현대 사회의 식습관이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변해 턱선과 얼굴 근육이 발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며 껌 씹기를 장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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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Z세대 남성 사이서 '껌 씹기' 유행
전문가 "효과 입증할 의학적 근거 부족"
껌 시장 쪼그라드는 국내와 상반된 분위기
각진 턱을 만들기 위해 30일 동안 매일 껌을 씹고 변화를 올린 미국 인플루언서 'carsonteagarden'의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jawliner' 캡처


"이 '피트니스'껌을 턱 운동에 활용해보세요. 당신의 턱 근육을 강화해줍니다."

지난달 미국의 한 '턱선 전용' 껌 제조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면서 올린 문구다. 이들은 껌을 홍보하면서 '트레이닝'(training), '딱딱하게 씹는'(hard-chewing) 등의 단어로 껌을 씹는 행위를 마치 운동인 양 표현했다.

최근 미국 젠지세대(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인구) 남성들 사이에서 매일 껌을 씹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매일 10분씩 껌을 씹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려 한 달간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각진 턱'이 이들 사이에서 선망하는 외모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미국 온라인 외모 관련 커뮤니티서 활동하는 십대 소년들 사이에서 성숙한 남성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홍보하는 껌 브랜드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조명했다. 

NYT는 껌 브랜드인 '죠라이너'(Jawliner)를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껌 제품을 '얼굴 운동 제품'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약한 턱에 작별을 고하고 시선을 끄는 턱선을 만나보라"거나 "현대 사회의 식습관이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변해 턱선과 얼굴 근육이 발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며 껌 씹기를 장려했다.

해당 기업에 따르면 껌 제품은 약 60개입에 26달러(약 3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관계자는 구매자의 60%가 18세~25세 사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7000명을 넘어섰고, 18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미국 유명 젠지세대 인플루언서와도 협업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속적인 껌 씹기가 각진 턱 모양으로 얼굴형을 바꿀 수 있긴 한걸까. 문철현 가천대 길병원 치과 교수는 "특정 움직임을 반복하면 해당 운동에서 쓰이는 근육이 발달하는 건 맞다"면서도 "이는 일반적인 관점으로 어느 신체 부위에나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껌 씹기만으로 각진 턱을 만들 수 있다는 연관성을 규명하기에는 의학적 근거가 약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껌을 씹는 것이 턱 디스크와 같은 턱관절 질환 환자에게는 금기 습관"이라면서 "오징어를 씹는 것도 턱관절 장애를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껌 인기? 외모 인식이 좌우

기사 본문과 무관. /사진=한경DB


한편 이러한 미국의 껌 씹기 열풍은 국내 껌 시장과는 상반된 분위기를 보인다. 국내에서는 껌 시장의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국내 껌 시장은 2015년 3210억원에서 2020년 254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젤리나 츄잉 캔디 등 껌을 대체할만한 식품이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2년 상반기에 이미 편의점 CU와 GS리테일의 젤리 매출은 껌 매출보다 4배 이상 높아, 껌과 젤리의 매출 격차가 벌어진 지도 오래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남녀불문하고 달걀형 얼굴이 더 선호되는 탓에 껌을 포함한 딱딱한 음식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있다. 턱 근육을 축소시키는 보톡스가 인기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가별로 추구하는 미의 기준에 따라 유행하는 산업이나 소비재가 다를 수 있다"면서 "SNS로 인해 미의 기준 등 평가의 잣대가 더 빠르게 획일화하고 굳어지는 경향에 대해선 사용자가 인지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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