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 선구자 LG의 고민…3년 쓰고 반납에 "멀쩡한데 어쩌지"

박주평 기자 2024. 8.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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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의 가전구독 사업이 매출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사업으로 성장하면서 구독 만료 후 반납·폐기되는 제품도 증가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홈 애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원 재활용 부분에서 새로운 설루션을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구독이 완료된 제품을 리퍼비시해서 재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고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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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4년 이상만 소유권 이전…소비자 반납 제품은 '폐기'
정비 후 재판매 '리퍼비시' 사업 검토…글로벌 리퍼리시 가전 시장 64조 '성장세'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4.8.21/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G전자(066570)의 가전구독 사업이 매출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사업으로 성장하면서 구독 만료 후 반납·폐기되는 제품도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폐기되는 제품을 리퍼비시(정비를 거친 신품 수준의 중고제품) 제품으로 재판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어 국내 리퍼비시 시장이 활성화할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구독 사업은 지난 2022년부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으로 구독 품목을 확대하면서 급성장해 지난해 연 매출 1조 1341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1조 8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가전 매출에서 구독 비중도 지난해 15%에서 올해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가전구독은 3~6년(일부 7년) 기간을 정해 월 사용료를 내면서 정기 세척, 성능 점검 등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서비스다. 초기 구매 부담을 거의 없애고, 계약 기간 내 무료 사후관리서비스(A/S)가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구독 기간이 4년 이상이면 계약 만료 후 상품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되지만, 3년일 때는 만료 후 고객이 재구독, 반납, 인수(비용 추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고객이 반납하는 제품의 경우 현재 전량 폐기된다. 구독이 늘어날수록 폐기 물량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재활용 문제를 고민해 왔다. 류재철 LG전자 H&A(홈 애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원 재활용 부분에서 새로운 설루션을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구독이 완료된 제품을 리퍼비시해서 재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고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리퍼비시 제품은 환불 또는 반품된 제품 등을 신상품 수준으로 재정비해 다시 판매하는 것이다. 일례로 애플은 아이폰 등 대부분 제품군에서 15% 할인된 인증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고 1년의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액은 2008년 4조 원대에서 급성장해 지난해에는 30조 원을 넘었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CMI(Coherent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리퍼비시 전자제품 시장 규모는 483억 달러(약 64조 6780억 원)로, 연평균 10% 성장해 2030년에는 941억 달러(약 12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말레이시아, 대만에서 구독 사업을 시작했고 연내 태국과 인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구독 사업이 해외로 확대될수록 리퍼비시 시장 진출 유인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품질을 검증한 중고차를 제공하는 것처럼 제조사가 직접 정비한 가전을 저렴한 가격의 리퍼비시 제품으로 내놓을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신품 잠재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단기간 구독하고 제품을 자주 바꾸는 패턴을 가진 사용자가 많아지면 폐기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리퍼비시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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