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해리스까지...美 정치권, 암호화폐 업계에 러브콜
암호화폐 산업 안정장치와 육성 정책 약속했지만...“구체적인 지원책 필요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수락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화두가 되고 있는 소식 중 하나는 해리스 부통령이 암호화폐 산업 성장을 돕는 정책을 지지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캠프의 정책고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암호화폐 산업의 육성을 위해 안전장치를 만들고 산업이 계속 성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 예정이다.
이는 지금까지 민주당 정책과 방향이 달라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업계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표밭으로 공을 들여온 분야다. 그는 앞서 “친(親)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지지율에서 앞서거나 그의 영향력이 강해질때마다 비트코인 가격도 따라서 움직였을 정도다.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 정책 선임 고문인 브라이언 넬슨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가상화폐 커뮤니티 참여 노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녀(해리스)는 신흥 기술과 그런 종류의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정책을 펼쳐왔으며 투자자들은 그의 정책이 시대에 맞지 않다며 비판했다.
공화당 역시 이전에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부른 전적이 있을정도로 정치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필두로 공화당은 현재 100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우호적이며, 암호화폐 산업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서지 않도록 미국이 나서서 이를 먼저 받아들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들 사이에선 관련 규제 완화를 약속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눈에 띄게 늘어왔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참석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이 이 지구의 가상자산 수도이자 세계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연방정부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절대 매각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보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추진해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100만 달러(13억3650만 원)어치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스 캠프도 암호화폐 육성을 위해 안전장치부터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주 지지율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불필요한 관료주의와 규제적 번잡함을 줄이는 데 집중해, 소비자를 보호할 것”이라며 “일관된 정책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안정적인 사업환경, 기술 육성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업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암호화폐 업계까지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결국 지지율이다. 바이든 대통령에서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후보가 교체된 후 해리스 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도 안 된다. 일반적인 선거 기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에 선거 운동을 다니고 지지층을 끌어 모아야하는 의미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주에야 경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이미 수개월전에 주요 정책을 발표했으며 미국 전역에서 유세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기반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젊은 유권자들과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이다. 또한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색인종이라는 그녀의 특성 덕분에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도 12%포인트,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는 6%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거물들부터 백인남성, 기업인들을 등에 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기 전 선거의 판세가 워낙 민주당에 비관적이었기에,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도 최종 대선 결과를 예측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그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암호화폐 업계를 건드리는 것은 여전히 견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넘어서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의 갑작스러운 러브콜이 업계에서 먹힐지는 미지수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10위권 안에 있는 알트코인 카르다노의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은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규제에 앞장서는 겐슬러 SEC 위원장의 해임여부와 암호화폐 업계를 위해 어떤 법안을 지지하고 행정조치 등을 내릴 수 있는지 등을 질문하며 “우리는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2기에도 ‘손해보는 투자 안한다’… 전문가들 “정부도 美에 할
- [르포] 일원본동 "매물 없어요"… 재건축 추진·수서개발에 집주인들 '환호'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인터뷰] 전고체 날개 단 CIS “캐즘으로 시간 벌어… 소재·장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美FDA 승인 받았는데 회사 꼼수에 주가 곤두박질”... 분노한 개미들, 최대주주된다
- [르포] “혈액 받고 제조, 36시간 안에 투여” 지씨셀 세포치료제 센터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④ 김성근 포스텍 총장 “문제풀이 숙련공 거부…370명 원석 뽑겠다”
- 비트코인 급등에 엘살바도르, 90% 수익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