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텨" 줄도산 현실화…건설업 쇠퇴기 전조현상 경고
건설사 부도·폐업 증가, 신규 등록은 감소
단기 건설경기 부양, 장기 산업전환 대비
[더팩트|이중삼 기자] 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자 자금난에 시달린 건설업체들이 더는 버티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부도난 건설업체 수는 22곳으로 지난 2020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폐업 신고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업체가 문을 닫자, 건설업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현황이 건설업이 쇠퇴기로 가는 전조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부도난 건설업체는 종합건설사 7곳·전문건설사 15곳 총 22곳이다. 전년 전체 부도 업체 수(21곳)를 이미 넘어섰고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폐업 신고도 전년보다 늘었다. 올해 1~7월 종합건설사 누적 폐업 신고는 295건으로 전년 동기(218건) 대비 35.3% 늘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도 9.67% 증가했다. 반면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274건으로 전년 동기(624건) 대비 56.0%나 줄었다. 폐업 신고는 늘고 있는 반면 신규 등록은 고꾸라지고 있는 셈이다.
건설사 줄도산의 배경 중 하나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보합·하강 국면에 멈춰서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24년 8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대비 0.5포인트(p) 오른 86.0이다. 이 지수는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85~95 미만'은 보합 국면(보합·하강)으로 해석한다. 특히 비수도권 지수는 전월대비 3.9p 하락한 81.2에 그쳤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비수도권은 전반적으로 주택 매매가격 하락과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계속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24년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4037호다. 전월대비 2.6%(1908호)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도 1만4856호로 전월보다 12.3%(1626호) 늘었다. 미분양 물량이 비수도권 중심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분양 물량 증가 등 복합적인 문제로 결국 중소건설사들이 부도·폐업에 내몰린 셈이다.
◆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취업자·일자리↓
이렇다 보니, 건설업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201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만1000명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 2013년 7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업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일자리는 4만8000개 줄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어,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건설산업 반등 가능한 경기 하락인가? 쇠퇴기로의 진입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진입장벽이 낮고 다수 업체 보유가 입찰에 유리한 건설업은 지속적으로 업체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종합건설업은 등록업체 수보다 폐업 신고가 많아 업체 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2010년대 초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기악화로 종합건설업의 업체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경우가 있다"며 "이번 현상도 12년 만에 도래한 극심한 불황으로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건설업 생애기주기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쇠퇴기로 진입한다고 해도 경기의 등락을 반복하며 완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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