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신⑦] '국민 내비' 티맵, 데이터와 AI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꾸린다
26일 더팩트 혁신 포럼 연사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담당 인터뷰
교통 분야에 ICT와 혁신 기술이 융·복합되면서 기존의 '이동(移動)'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모빌리티 혁신이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이미 도로를 다니고 있으며, 그 기능은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해상에서도 부분적인 자율운항 기술을 탑재한 선박이 세계 곳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하늘에선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이 사람들의 이동 수단 중 하나로 사용되는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모빌리티에 급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와 관련 기업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 모빌리티 혁신은 어디쯤 왔을까요. <더팩트>가 올해 세 번째 혁신 포럼을 앞두고, 그 주제 '모빌리티 혁신'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최문정 기자]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다."
각종 산업에서 데이터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이동 데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영역에 결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내비게이션과 대중교통 예약을 결합한 통합 애플리케이션부터 자동차 보험 특약 등의 영역에서는 이미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모빌리티 데이터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에도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는 약 20년 넘게 가장 촘촘히 모빌리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온 기업 중 하나다. 2002년 SK텔레콤의 부가 통신서비스 중 하나로 출발해 2020년 분사하기까지 꾸준히 개개인의 사용 습관에 맞는 데이터를 쌓아왔다. 그 중심에는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데이터&이노베이션 담당이 있다.
박서하 담당은 SK그룹 수펙스 추구협의회 에너지신산업추진단을 거쳐 SK텔레콤의 '스마트 비어클(Vehicle) 태스크포스(TF)장을 맡으며 모빌리티 관련 굵직한 인사이트를 발굴해왔다. 티맵모빌리티 분사 이후에는 SEA 담당과 퓨처 모빌리티 그룹 담당을 거쳐 현재 데이터&이노베이션 담당을 맡고 있다. <더팩트>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박 담당이 그리는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과 향후 티맵모빌리티의 도전 과제 등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오는 26일 열리는 더팩트 주최 '모빌리티 혁신 시대' 포럼 연사로도 참여한다.
◆ 티맵모빌리티의 데이터 산업의 핵심은 '가치 창출'
박서하 담당은 모빌리티 데이터가 갖는 잠재력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2002년부터 20년 넘게 쌓아온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이동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모빌리티 데이터는 그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바라본다면 단순한 교통 정보 제공을 넘어 개인과 사회 모두에 유의미한 가치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담당은 "티맵에서 자사의 데이터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수년 동안 해왔다"며 "모빌리티 데이터의 잠재력은 효율적이고 안전한 이동을 지원하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로 연결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티맵이 보유한 모빌리티 데이터는 운전자의 행동 패턴, 이동 경로, 차량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교통 혼잡 해소 △사고 예방 △운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이 가능하다. 모빌리티 산업을 넘어 다른 산업과 결합한다면 파트너사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높이면서 최종 사용자는 혜택을 얻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 수 있다. 가령, 특정 지역과 시점의 판매량을 예측해 재고를 관리하거나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거나, 화물 배달 경로 최적화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박 담당은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자, 목표는 '가치 창출(value creation)'이다"라며 "고객, 파트너사, 그리고 티맵 등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지속가능한 성장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에게는 더욱 유용한 정보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파트너사는 효율성과 사용자 풀을 효과적으로 증대할 수 있다"며 "티맵도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는 등 각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지속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 AI와 데이터는 이미 모빌리티 산업의 일부…이종 산업과 결합으로 가치 극대화
박서하 담당은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상용화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자가 편리하게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 등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로 안내부터 추천 등이 고도화되고 있고, 평상시 운전 습관을 반영한 차량 보험료 책정 등이 그 예시다.
그는 "티맵의 데이터로 진행 중인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는 '운전습관연계보험(UBI)'"이라며 "UBI는 운전자의 실제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티맵은 운전 습관, 속도, 급가속과 급제동 빈도, 운전 시간대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보험사와 협력해 맞춤형 보험 상품으로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평소 운전 습관이 신용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검증해 금융거래 실적 부족 등의 이유로 불리한 신용평가를 받는 고객의 상환능력을 제고하거나, 기존 금융 이용 고객에 금리인하 등의 우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신용 평가사와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UBI 사업은 매년 약 7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도 단순히 도구적인 모빌리티 데이터 분석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 모델 발굴의 예시로 주목하고 있다.
운전자 개개인에게도 더욱 효과적인 추천이 가능하다. 가령, 특정 경로를 자주 이용하는 운전자에게는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거나, 특정 지역의 교통 패턴을 분석해 더욱 적합한 서비스나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추천이기 때문에 만족도 등에서 효과가 높다.
AI 역시 티맵의 다양한 서비스에 녹아있다. 내비게이션의 경로 안내 알고리즘은 물론이고, 대리운전 등의 중개 서비스의 단가 측정과 개인 맞춤형 장소 추천 등이 대표적이다.
박 담당은 "모빌리티 중개 서비스의 경우 수요와 공급 양쪽이 만족할 만한 단가 측정 모델이 필수적"이라며 "이는 배차 속도는 물론 서비스의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맵의 AI 알고리즘은 날씨나 계절적 요소, 수요공급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쪽이 만족할 만한 요금을 빠르게 추천해준다"며 "이를 통해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UAM과 자율주행 시대 준비도 '착착'…"미래와 현재 잇는 플랫폼될 것"
티맵은 본격적인 AI 시대가 열린 만큼, 미래 모빌리티 시장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UAM과 자율주행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파트너사를 확보하며 발빠른 생태계 선점에 나선다는 목표다.
박서하 담당은 "UAM은 도시 내에서 교통 혼잡을 해결하고,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라며 "티맵은 이미 방대한 지상 교통 데이터를 축적했고, 이를 활용해 UAM의 경로 설계, 운항 최적화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티맵은 SK텔레콤 등과 함께 'UAM K-드림팀'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UAM 기체 1위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의 조비항공과도 연구협력에 나서고 있다. 지자체와의 실증 등도 로드맵을 마련하고, 단계별로 준비하고 있다.
자율주행 영역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VI) '티맵 오토'가 핵심 무기로 꼽힌다. 현재 티맵오토는 볼보, 랜드로버, 지프,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수입차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다.
박 담당은 "현재 모바일 티맵 플랫폼에서 제공 중인 AI 기반 장소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가 티맵오토로도 이식될 예정"이라며 "모바일 없이도 티맵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AI 기반 서비스를 차량 안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영역에서도 티맵오토가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티맵은 현재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HD맵 등을 구축해 일부 완성차 기업에 제공 중이고, 자율주행과 관련된 사이버 보안 기술도 글로벌 표준을 충족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과 UAM이 결합된 미래의 모빌리티 환경에서 티맵은 데이터와 AI기반 솔루션을 바탕으로 고객과 미래모빌리티 기술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데이터 앞세운 티맵, 한국 넘어 세계로
박서하 담당은 티맵의 잠재력을 한국에만 국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리적인 데이터 분석과 AI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모빌리티 생태계를 통해 사용자와 기업이 모두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면, 이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는다는 믿음에서다. 이는 티맵이 보유한 모빌리티 데이터 자체에 대한 신뢰이기도 하다.
박 담당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는 고객-파트너사-티맵 등 모든 이해관계가가 이익을 보면서,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쌓아온 방대한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하고, 자율주행, UBI, UAM 등 미래 이동 수단과 기술을 통합하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모빌리티 리더로 우뚝 서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기술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개발, 글로벌 파트너십도 강화하며 다양한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고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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