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이방인이 될 수 있는 곳”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김지은 여행플러스 인턴기자(wu5819wu@gmail.com) 2024. 8. 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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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여행은 기꺼이 ‘이방인’이 되는 행위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음식을 먹고 낯선 언어를 배운다.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어쩌면 타지에서 익숙한 것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여행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여행지에 나를 환대해 주는 공간이 하나 있다면 어떨까. 미지로의 탐험을 적극 지원하고, 여행에서 돌아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면. 아마 여행객은 그곳을 비빌 언덕 삼아 더욱 능동적으로 낯선 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 전경/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필리핀 보라카이에 새로 오픈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 호텔이 바로 그런 공간이다. 모든 것이 낯선 보라카이에서 고향 집 같은 편안함을 느꼈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에서의 3박 4일을 전한다.
1. 마부하이(Mabuhay)! 내 집 같은 편안함
보트를 타고 보라카이로 들어가는 길/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칼리보 공항에서 보라카이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공항에서 차로 약 90분, 보트로 약 15분을 타고 넘어와야 보라카이 섬에 도착한다. 선착장에서 호텔까지 또다시 15분가량 차를 타야 한다.
(좌)호텔 전경 (우)객실 내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는 장거리 이동을 마치고 도착한 여행객을 위해 체크인 시 달콤한 웰컴 드링크와 함께 차가운 수건을 건넨다. 호텔의 세심한 서비스에 땀과 함께 피로가 녹아내린다. 호텔의 첫인상이 좋아지는 순간이다.
호텔 로비와 로비 라운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은 메리어트 그룹의 호텔로, 보라카이 섬 내 최초로 오픈한 글로벌 체인 호텔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증받은 호텔답게 투숙객을 생각하는 세심함이 시설 곳곳에 녹아있다. 그중 하나가 객실의 가구 배치다.
객실 내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의 모든 객실에는 침대 이외에 넓은 책상과 의자, 다리를 펴고 앉아 쉴 수 있는 소파를 따로 마련했다.

머무는 동안 책상에서 개인 작업을 하거나 간식을 먹고, 소파에 앉아 객실에 비치한 차를 마셨는데, 공간을 분리하니 마치 집에서 일상을 보내듯 편히 머물 수 있어 좋았다. 어메니티도 헤어드라이어, 세면도구, 티백, 커피포트 등 실용적인 것으로 구성했다.

객실 내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
객실은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399개다. 가장 작은 방이 35㎡(약 11평)이니, 평균적인 호텔 방보다 큰 셈이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인 호텔 신라나 웨스틴 조선의 디럭스급 객실 면적이 35~36㎡이니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전용 수영장과 바로 연결하는 랩 풀 방도 있어 프라이빗하게 수영을 즐기기 좋다. 다만 호텔 수영장 뷰 방을 제외하고 전망이 덜 정돈돼 있다는 점은 옥에 티다.

호텔 직원/사진=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
이런 방 뷰의 아쉬움을 잊게 하는 것은 직원의 서비스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의 직원들은 마주칠 때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오른손을 가슴에 대며 인사한다. 기분 좋아지는 인사에 문득 의미가 궁금해져 직원에게 물으니 ‘마부하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호텔 직원들의 인사법/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마부하이는 ‘환영한다’는 뜻의 타갈로그어(필리핀어)다. 이때 오른손을 가슴에 대는 것은 손을 심장에 얹어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인사에 화답할 때는 가벼운 목례나 같은 동작을 취해도 된다고.

이밖에도 직원들과 마주칠 때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방은 편안한지 묻고, 여러 질문과 요청에도 빠르고 친절히 응대해 투숙하는 동안 불편할 새가 없었다.

찰리 마가보(Charley Magabo) 총지배인의 말이 머리를 스친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는 진심 어린 친절한 서비스와 훌륭한 필리핀식 환대를 자랑합니다.”

2. 수영장부터 로컬 맥주까지, 알찬 부대시설
야외 수영장/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찰칵찰칵’. 호텔 내 유독 한 곳에서 셔터음이 많이 들린다. 수영장으로 내려가는 창문 앞이다. 지나가던 고객들도 모두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게 하는 호텔의 야외 수영장은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의 큰 매력 포인트다. 수영장은 U자 형태로 배치한 호텔의 세 건물 중앙에 있다.
야외 수영장/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푸른빛의 풀과 맞은편의 붉은 건물, 초록색 야자수의 조합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감탄이 나온다. 만약 이곳을 찾는다면 관광명소 부럽지 않은 탁 트인 뷰를 놓치지 마시길.

수영장은 어린이를 위한 수심이 얕은 풀과 깊은 풀, 자쿠지로 나뉘어 있다. 특히 수압 마사지가 가능한 자쿠지가 인상적이다. 수영을 마치고 자쿠지에서 누워 몸을 풀며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좋다.

야외 수영장 자쿠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수영장에는 샤워실이 있고 전용 타월을 제공해 수영장을 이용 전후로 번거로움이 덜했다. 바로 앞에 풀 바가 있어 간단한 음식이나 주류를 시켜 먹을 수도 있다.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이 켜져 또 다른 매력이 있으니 밤 수영도 추천한다.
야외 수영장/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호텔은 24시간 피트니스 센터, 3개의 레스토랑, 이벤트 홀을 갖췄다. 세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에서 생산하는 로컬 맥주를 먹을 수 있다. 특히 필리핀 내에서도 일부 장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카티푸난(katipunan) 생맥주는 꼭 먹어보자.
조식/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조식 뷔페는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알차다. 원하는 재료를 담으면 요리사가 즉석에서 고기 육수에 끓여주는 국수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다.

스크램블이나 달걀프라이도 요청 시 즉석에서 조리해 준다. 조식은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3. 사리 사리(sari-sari), 있는 그대로의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에서 보는 노을/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는 보라카이를 대표하는 해변인 화이트 비치 중 가장 북쪽인 스테이션 1에 위치한다.

관광객이 붐비는 스테이션 2, 3에 비해 한적하기 때문에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변에서 도보 3분이면 호텔에 도착해 산책이나 바다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다.

호텔과 3분 거리에 있는 해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밀물 때는 바닷물이 백사장을 전부 덮어 비현실적인 뷰를 보여준다. 보트 위에 앉아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는 현지인의 뒷모습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진다.

해변에서 걸어온 투숙객이 발을 씻고 들어갈 수 있도록 호텔 앞에 설치한 세족대에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의 섬세함이 엿보인다.

호텔 앞 세족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호텔이 관광지와 떨어져 있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보라카이는 투숙객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한 시간마다 호텔에서 디몰까지 운행한다. 디몰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셔틀은 첫차 오전 10시 40분, 막차 오후 9시 40분이다.

보라카이/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번화가와 떨어져 있는 위치는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로컬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 앞 거리/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호텔 앞 거리에는 노점상이 줄 지어 있다. 마치 구멍가게를 연상시키는 이 노점상들은 ‘사리 사리(Sari-Sari Store)’라고 불리는 필리핀의 현지 잡화점이다.

현지 가이드는 “보라카이에 세븐일레븐이 들어오기 전까지 사리 사리가 편의점으로 통했다”고 말했다.

사리 사리/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사리사리는 ‘다양한’ 또는 ‘모든 것’을 뜻하는 타갈로그어다. 이름처럼 사리 사리에는 없는 게 없다.

통조림을 비롯한 식료품은 물론이고 생활용품, 담배, 심지어 핸드폰 유심까지 살 수 있다. 큰 쇼핑몰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현지 맥주를 이곳에서 찾았으니, 가히 ‘사리 사리’라고 할 만 하다.

보라카이 로컬 분위기/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또 부위를 고르면 즉석에서 숯불로 구워주는 꼬칫집, 현지 미용실, 국수 가게, 농구코트 등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루호 산/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호텔에서 차로 5분이면 가는 루호 산도 이 호텔에 묵지 않았다면 몰랐을 관광 명소다. 루호 산은 보라카이에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보라카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루호 산 전경/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로 울창한 나무숲, 보라카이의 해안선, 호핑투어를 나가는 보트와 그 뒤로 보이는 부속 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보라카이에서 볼 거라고 예상치 못한 초록빛 뷰다.

며칠 동안 여행하며 익숙해졌던 보라카이가 다시 낯설어지는 순간이다. 이번에도 기꺼이 이방인이 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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