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정은채, 배우로서 이미지 어떻길래…김성규 "나와는 만날 일 없는 사람" ('파친코2') [TEN인터뷰]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저와는 만날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편견일 수도 있죠. 본인만의 분위기가 있으셔서 처음에는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김성규가 애플TV+ '파친코2'를 통해 정은채와 만난 소감에 대해 "만나는 것을 생각조차 못 했던 배우"라며 이렇게 말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스스로 떳떳하게 살기 위해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강인한 어머니 선자의 시선을 통해 사랑과 생존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즌1이 1910년대를 배경으로 고국을 떠나와 일본에서 새 삶을 꾸리는 주인공 선자와 그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면, '파친코2'에서는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한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선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선택까지 감행하며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경희 역의 정은채는 "시즌1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서 시즌2가 제작됨에 반가운 마음이다. 많은 캐릭터의 서사와 확장된 내면의 이야기들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이라고 말했다.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정은채는 "시즌1에서는 단단해져 있지 않은, 순진하기도 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유약한 캐릭터였다면, 상황을 인정하고 내려놓고,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견뎠을 것 같다. 그 세월을 단단함으로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시즌2에 김창호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김성규는 "시즌2에 나오게 돼서 놀라면서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 공개된다고 하니 설레기도 하고, 촬영하면서 느꼈던 좋은 이야기 안에 메시지들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망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정은채와 김성규. 김성규는 정은채에 대해 "알아 갈수록 다른 배우들과 지내고, 나를 끌어주고, 체력적으로도 내가 알지 못했던 게 있더라. 보기와 다르게 강한 여인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끌어가기보다 내가 분위기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호흡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잘 보기만 하면 됐다"고 연기 호흡을 자랑했다.
정은채는 케미스트리 오디션에서 김성규를 만났던 당시를 회상하며 "창호 캐릭터를 누가 하게 될지 궁금했다. 시즌1에서 나왔던 남자 역할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성규 배우가 오디션장 문을 열고 들어왔던 찰나의 이미지나 느낌을 보면서 '이분이 되겠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본인은 걱정도 많았다고 했는데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규는 오디션을 보며 주눅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파친코2' 합류가) 기회기도 하지만, 이렇게 애써서까지 배우를 찾는 거에 부응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연기가 잘 안되는 것 같은 어려움을 겪던 시점에 정은채 배우를 만나서 작아졌다. 전반적인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었다"며 "마음속으로 잘 해내고 싶고 혼란스러웠다.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내 모습을 제작진과 배우분들이 창호 역할하고 잘 매치를 시켜 봐주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선자(김민하 분)와 달리 고지식한 경희 캐릭터가 답답했던 적은 없었을까. 정은채는 "선자는 야생의 들꽃 같은 느낌이다. 그 방식을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사람인 것 같다. 경희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안전하고 보호받으면서 살아왔다. 그게 나이가 들고 힘든 척박한 상황에서는 장점보단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연기를 하면서 갑갑한 부분도 많았다. 어떨 때는 선자가 이야기하는 것에 정은채로서 동요되기도 했다. 안전 지향을 선택하고 가족의 틀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 하는 캐릭터고, 그걸 유지하는 게 이 캐릭터의 전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은채는 7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에 분장도 했다. 그는 "촬영 몇주 전부터 분장 테스트를 했다. 표피나 이목구비들이 서구형과는 달라서 계속해서 공을 많이 들였다"며 "처음에는 분장을 과하다 싶은 정도로 시작해서 조금씩 덜어내는 작업을 했다. 한 눈에도 세월의 풍파를 겪었다는 게 느껴져야 하지만, 예전의 모습들도 어딘가에는 남아있는, 공존하는 모습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처음 분장 테스트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 기분이 멜랑꼴리했어요. 엄마랑 닮은 것 같다고 농담했지만, 신기하면서도 울적한 기분을 느꼈죠."
정은채는 '파친코'에 대해 "가족과 사랑에 관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존가와 몽상가의 이야기처럼 우리 모두 선택의 기로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지만, 이를 통해서 현재 우리가 어디에 와있는지, 누구인지 알아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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