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중 납치된 韓 유튜버…"차 태워준다더니 강제로 약 먹여"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을 자전거로 여행하던 한국인 유튜버가 현지인들에게 30시간 동안 납치를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23일 JTBC '사건반장'은 유튜버 '레리꼬'가 지난달 트래킹 코스로 유명한 인도 '레'(leh) 지역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가 납치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레리꼬는 하루 10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인도 여행을 하고 있었다. 목적지까지 총거리는 450㎞였고, 체력이 거의 다 고갈됐을 즈음 레리꼬 앞에 트럭 한 대가 멈춰섰다.

트럭에서 내린 현지 남성들은 "어디까지 가냐", "차를 태워주겠다"라고 제안했다.

레리꼬는 아무런 의심 없이 트럭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를 겨우 10㎞를 남겨뒀기에 20~30분만 차를 얻어 탈 생각이었다. 그러나 피곤했던 그는 깜빡 잠이 들었고, 이후 목적지를 완전히 벗어난 황무지에서 눈을 떴다.

태도가 돌변한 현지인들은 몽둥이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했다.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뺏으려 했고, 알 수 없는 약물을 먹이기도 했다.

레리꼬는 "(납치범들이) 저한테 약을 총 두 번 먹였다. 한번은 제가 먹는 척을 하고 손에 숨겼는데, 30~40분 뒤 또 다른 약을 줬다"며 "이번엔 아예 먹는 것까지 지켜봐 어쩔 수 없이 먹었다"고 밝혔다. 결국 약을 먹은 그는 5~6시간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했다.

납치된 상황에서 레리꼬는 지인에게 연락해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알렸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그는 납치 30시간 만에 풀려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현금 1만 루피(약 16만원)를 빼앗기기도 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이후 레리꼬는 경찰서를 찾아 납치범들을 신고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들은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며 수사를 지연시켰다. 레리꼬가 친한 현지인을 통해 수사를 다시 의뢰한 뒤에야 경찰은 납치범들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납치범들은 "납치가 아니라 돈을 받고 목적지까지 태워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경찰에 무차별 폭행을 당한 뒤 "돈 목적으로 납치했고, 카메라를 부순 게 맞다"라고 범행을 시인했다.

레리꼬는 "납치범들이 1시간 반 동안 무릎 꿇고 빌고 경찰에 심하게 맞았다"며 "경찰이 '얘네 불쌍한 애들이니까 그냥 한번 봐주면 안 되냐'고 하면서 또 때렸다"라고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