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에 발목 잡힌 체코 원전 수출? 대통령실 “美정부와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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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체코 원전 수출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대통령실은 "원만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당시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의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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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기조 하에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체코 원전 수출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대통령실은 "원만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향후 체코 원전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 하에 미국 측과 긴밀히 지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 정부 간에는 원전을 포함해 재생·수소 등 에너지 전반에 관해 협력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달 체코 두코바니에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예상 사업비만 24조원 규모로 이를 위해 한수원은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팀코리아를 꾸려 수주전을 진행했다. 현재 내년 3월 본계약을 위한 마무리작업이 진행 중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전 세계 절반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엔지니어링 원천 기술을 제공한 글로벌 원전 기업이다. 1978년 우리나라의 첫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도 이 회사의 기술을 전수받아 건설됐다. 국내에 건설한 28기 원전 가운데 18기가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이 이용됐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원전 수주전 당시 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 등과 경쟁을 펼쳤으나 올 1월 가장 먼저 탈락했다.
현재 우려가 제기된 부분은 2022년 10월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에 제기한 소송이다. 웨스팅하우스는 당시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의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특정 원전 기술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해 외국에 이전할 경우 에너지부 허가를 받거나 신고할 의무를 부과한 미국 연방 규정(제10장 제810절)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한전은 웨스팅하우스가 주장하는 원자력에너지법은 법 이행 권한을 미 법무부 장관에게 배타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사인(私人)에게 권리를 주장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웨스팅하우스의 전략은 미국 법원에 먹히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미 연방지방법원은 "수출통제 집행 권한은 미국 정부에 있으며 민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린 것이다. 웨스팅하우스 측은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은 수출통제 집행 권한이 미국 정부에 있다고 판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항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소송의 향방은 점치기 어렵다. 소송의 핵심 쟁점인 한국형 원전의 독자 기술 여부엔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원자로 개발 초기에는 웨스팅하우스 도움을 받았지만, 현재 수출 대상인 APR1400은 이후 독자 개발한 모델인 만큼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 기반 역시 웨스팅하우스 모델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났다. 당시 미국에 도착한 안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원전 관련 문제에 대해 여러 협력 방안을 협의해온 게 있는데 이번에 조금 더 구체화하고 이런 논의들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역시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웨스팅하우스 경영진과 만나 양사 간 지재권 분쟁 상황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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