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브라질 국채 투자 시 점검포인트
브라질(Brazil)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의 국가다. 라틴 아메리카의 중심국이자 농업대국, 원자재 부국이다. 기본적으로 철광석, 석유 등 주요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다. 언어는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고, 화폐는 브라질 헤알화(BRL RS)다. GDP기준 세계 11위, 면적기준 세계 5위, 인구로는 2억 1800만에 가까운 세계 7위의 국가다.
브라질 국채는 표면금리가 연 10%를 넘어 인컴자산(Income; 이자 등 정기적 소득 창출)으로서의 매력이 높다. 시장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보유하던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매도 시 자본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만약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가 강세의 움직임을 보이게 되면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브라질 채권은 우리정부와 맺은 조세협약 혜택으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브라질 국채 투자 시 유의할 점은 두 가지다. 브라질 정부의 부도가능성과 환율의 변동이 그것이다. 브라질의 외환보유액은 대략 3600억 달러로 인근 국가인 멕시코와 칠레에 비해서 많다. 이것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브라질의 국가신용도는 자체의 경제규모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지난해 12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로 한 단계 높인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브라질 국가재정의 건전성과 환율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시장 견해는 헤알화 가치의 하방리스크(Risk)는 어느 정도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헤알화 가치가 6월 하락하기도 했다. 헤알화 대비 원화환율이 240원대까지 내리기도 했는데 이때는 룰라 행정부의 정치적 리스크(Risk)와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그리고 재정 불안정성 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지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룰라행정부가 금융시장과의 대립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자금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우리 돈으로 약 6조 4400억 원의 정부지출 삭감안을 발표했다. 이로서 일단 추가적인 헤알화 가치하락은 막은 셈이다. 외국인의 이탈로 올해 브라질 주가지수인 보베스파(BOVESPA)지수도 큰 폭의 하락을 맞이하기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Global) IT투자 붐(Boom)이 브라질에서 대규모 자금인출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로 광산업체와 육가공업체가 시장을 이끄는 대표 업종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환율인 헤알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9년 연금개혁안의 통과로 브라질 정부는 재정건전성 안정화와 경제상황의 점진적 개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Pandemic) 발생으로 빈민층 지원 등의 국가재정지출이 크게 늘며 정부부채가 증가하게 되었다. 또한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브라질 정부는 정책금리를 낮추는 방향을 잡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까지 인하했다.
결과적으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급락하게 되었고 달러($) 대비 환율인 헤알/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6.2헤알, 원/헤알 환율 역시 사상 최저치인 19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이 4.5%를 기록하며 목표물가 상단인 5.25%에 근접하였고, CRB지수와 브라질 주요 수출품인 커피, 대두 등의 원자재 가격이 반등한 것 등을 고려할 때 환율측면의 리스크(Risk)는 줄어 긍정적이다.
2000년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던 헤알화 가치는 룰라 이후 호세프 정부의 포퓰리즘(Populism)정책 영향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며 2011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이후에는 물가상승 우려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로 금리인상을 지속되면서 여타 국가와의 금리 차가 확대되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으로 최근 2년간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하락세지만 여타 국가와 비교해 볼 때에는 양호한 수준에 있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그래도 안정적인 움직임인 것이다. 팬데믹(Pandemic)이후 보건 분야에 대한 지출확대로 재정적자가 불가피 했으나 원자재 가격상승이 세수증가로 이어지면서 재정적자가 2021년 3분기부터는 감소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 헤알화 매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6.50%이던 기준금리를 한때 2.0%까지 인하했다. 하지만 2021년 3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 때 13.75%까지 올렸다. 201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린 탓에 여타 국가들이 달러($)대비 약세인 시기에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통화가치의 강세를 유지했다. 80년대 이후 고질적인 물가상승(Inflation) 위험에 노출된 브라질은 국가차원에서 물가수준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정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에너지(Energy)와 식료품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하락세로 2023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적으로 50bp씩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올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9.0%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상반기에 4차례 50bp씩 인하했고, 하반기 에도 3차례 25bp씩 총 275bp인하가 유력해 보이기 때문이다.
룰라정부 이후 최근 2년간 경제성장률은 평균 3.2%다. 2018년과 2019년의 평균 1.5%의 성장과 비교할 때 양호한 모습이다. 올해 성장 전망치는 2.05%다. 원자재 가격하락과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무역흑자 축소 우려를 선반영한 수치다. 빠른 금리인하 조치로 하반기부터는 내수중심의 경기반등이 예상된다. 연말로 갈수록 성장 전망치는 상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에 가까웠던 실업률이 최근 7%대까지 하락하는 등 고용개선을 보이고 있어 내수경기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라 판단된다.
2019년 9천억 헤알의 연금개혁안 통과가 확정되면서 재정적자 감소 기대가 커지면서 연간 GDP대비 재정적자가 5%대로 유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보건 분야의 지출과 빈곤층에 대한 생계지원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가 13%대까지 증가했다. 2021년 3분기부터는 무역수지와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세수확대로 재정적자가 4%이하 수준에서 관리되기 시작하면서 국가부채도 GDP대비 80%대로 하락하는 추세다.
작년 3월 재무부는 신 재정준칙을 채택하고, 2024년 예산안 가이드라인에 이를 반영했다. 재정준칙의 주요내용을 보면 향후 3년간 재정흑자를 달성하며, 지난해 세수증가분의 70%까지만 지출확대가 가능하게 가이드라인(Guide line)을 설정했다. 세수확대 목적의 세제개혁 작업도 진행 중인데, 재정준칙 달성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룰라 정부의 재정안정 노력에 힘입어 작년 7월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BB-에서 BBO로, 12월 신용평가사 S&P는 BB-에서 BB0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Ba2 등급을 유지하되 향후 전망을 안정적 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낮아진 유가레벨(Level)과 글로벌 경기둔화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쳐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될 예정이기는 하다.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경기와 수출규모가 연동되는 것은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요소다. 선제적으로 빨랐던 금리인상 속도만큼 빠른 인하추세로 미국과의 금리차가 빠른 속도로 축소될 전망이다. 최근 정치적 위험(Risk)이 안정되기는 했으나 상.하원 모두 압도적인 여소야대 국면으로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빠른 금리인하가 진행되면서 하반기 소비 중심의 내수경제가 반등한다면 헤알화 가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치적 불확실성 감소와 균형재정 추구 등으로 외국인 투자선호도가 증가하게 되면 헤알화 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크게 변동하기보다는 현 1달러 당 5헤알, 1헤알당 250원~300원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헤알화 가치 상승보다는 앞으로의 금리하락 추세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에 포커스(Focus)를 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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