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앱서 트랜스젠더 강제 탈퇴시키자 “성차별 금지법 위반”

김원진 기자 2024. 8. 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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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법원, 900만원 배상금 지급 명령

호주 법원이 트랜스젠더 여성 회원 자격을 박탈한 여성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성차별 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24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연방법원은 여성 전용 앱 ‘기글 포 걸스’(기글)가 성차별 금지법을 위반해 트랜스젠더 여성 록산느 티클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기글은 티클에게 1만 호주달러(약 9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현대 통상적인 의미에서 성별은 변경이 가능하다”며 성별은 출생 시 변경할 수 없는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성 정체성 때문에 회원 자격이 박탈됐다는 티클의 주장에는 “입증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충분히 여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원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에 간접 차별로 보인다”고 했다.

티클은 2021년 2월 여성들이 자기 경험을 공유하는 여성 전용 앱 기글을 다운받았다. 티클은 회원가입을 위해 자기 사진을 올렸고, 인공지능(AI)은 그의 외모를 여성으로 인식해 가입을 승인했다. 그해 9월 기글은 여장 남자를 적발하겠다며 가입자들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티클이 올린 사진을 보고 남성으로 판단해 티클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티클은 기글 측에 총 20만호주달러(약 1억8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 성차별 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기글 측은 가입시 약관에 16세 이상 ‘여성’만 가입할 수 있다고 적어놨다고 주장했다. 기글이 정의한 여성은 법적 개념이 아닌 생물학적 개념이라며 티클을 여성으로 볼 수 없어 탈퇴시켰다고 했다.

티클은 “트랜스젠더들에게 스스로를 위해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번 일로 트랜스젠더와 성별 다양성을 지닌 사람들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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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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