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12세 등급 받아도 자유도, 방향성 변함없다"
인생 시뮬레이션은 다른 장르 대비 고난도 개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장르다. 자신 혹은 캐릭터 1명의 삶이 아닌 집단 혹은 도시 전체 구성원의 생활 환경을 구현하고 게임적 허용을 적절하게 도입해 현실감 넘치면서도 플레이어가 현실이 아닌 게임을 즐긴다는 느낌까지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인조이'는 다양한 형태의 삶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경험할 수 있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된 사실적인 그래픽 세계에서 현실처럼 직업을 구해 삶을 영위하거나 상호작용을 통해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인조이는 도시 전체가 시뮬레이션되는 완전한 커뮤니티 시뮬레이션으로 예기치 못한 순간들과 변화를 경함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캐릭터들의 감정과 상호작용을 조정해 도시의 변화 이끌어 낸다. 소문, 패션, SNS, 밈 등이 도시 전체로 확산돼 플레이어의 평판이 달라지거나 도시의 트렌드, 캐릭터들의 행동 패턴이 달라지기도 한다.
AI 툴을 이용한 꾸미기 요소도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요소다. 게임 내 자체 UGC 플랫폼 '캔버스'를 활용해 창작물을 업로드하고, 다른 유저의 창작물을 다운로드하는 등 소통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3D 프린터 등 최신 AI 기술을 통합해 하나의 이미지로도 창작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김형준 인조이 총괄 PD는 "인조이로 유저들이 소망하는 삶을 실현하는 동시에, 예기치 못한 사건과 감정을 경험하고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탐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강점 덕분에 게이머들은 K-심즈라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기자도 한국에서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인조이 관련 상세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4 현장에서 김 PD를 직접 만나봤다.
Q. 공식 디스코드로 팬들의 피드백을 받아 반영했다고 알고 있다. 무엇이 반영됐는가?
공식 디스코드에서 '김 PD의 고민'이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글로벌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유저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좋은 피드백이 많아서 놀랐고, 개발자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주시는 분들이 많아 즐겁게 개발 중이다.
차량과 도시 전체의 교통 시스템, 단체 행동, 평판(카르마), 포토 스튜디오, 포토 모드 등은 디테일을 다듬는 작업만 남았지만, 대부분 개발이 완료됐다.
인플루언서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주로 그래픽적인 개선과 상호작용 시 디테일한 처리 관련 부분이었다. 시뮬레이션 장르는 수많은 처리를 통해 디테일이 쌓이는 특징이 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이후에는 모든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Q. 각 국가의 문화, 종교, 생활 양식 등도 구현됐는가?
아직 국가별 문화나 생활양식을 데이터적으로 나누지 못했다. 기반 개발이 대부분 완료되었기 때문에 데이터 집행을 통해 서서히 국가별로 구분하려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최대한 데이터가 복잡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국가별 특징을 하나씩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을 모티브로 한 도시 '도원'에서는 대한민국 문화에 맞춰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도록 하고, 미국을 모티브로 한 '블리스베이'에서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도록 개발 중이다. 차근차근 이러한 문화와 생활양식이 구분되게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Q. 플레이어가 AI 기술을 어디까지 활용 가능한지 설명 부탁한다.
AI를 활용해 이미지 생성, 3D 오브젝트 생성, 대화 스토리 생성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모션 생성도 개발 중이다. 또한, 조이의 정신 상태에 따른 행동 결정을 AI의 도움을 받아 개발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그림'은 우리말로 '그리워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직은 AI가 인간처럼 감정을 담아 무언가를 창작하거나 그리워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I는 게임 내 창작 도구를 개발하거나,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 부분에 집중해 활용하려 한다.
Q. 멀티플레이도 지원하는가? 지원한다면 최대 몇인까지 가능한가?
멀티플레이는 여러 방법을 검토 중이다. 자신만의 도시를 운영하는 플레이에 타 유저의 개입은 긍정적인 경험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친구를 만나고 대화하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자랑할 수 있는 등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생각 중이다. 현재는 싱글 플레이에 집중해 개발하고 있다.
Q. 추후 DLC를 출시해 게임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
인조이는 패키지 또는 ESD(스팀 등) PC 플랫폼을 기준으로 스팀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DLC도 판매할 예정이지만, 이를 구매하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 기대감을 줄 수 있도록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
Q.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는 모드가 중요한 콘텐츠다. 인조이 관련 영상에서 기능 제한을 둔다고 했는데,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수정 가능한가?
인조이에 탑재된 AI는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3D 에셋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AI를 활용해 조이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거나 하루의 계획표를 만드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그러나 AI 사용의 결과는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AI 기술을 게임 내 콘텐츠 제작이나 콘텐츠화하는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조이의 정신 상태에 따른 행동 예측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기획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AI를 인조이를 더 풍부하게 만들거나, 더 효과적으로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용하려 한다.
Q. 평판(카르마) 시스템이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 부탁한다.
인조이에는 도시에 사는 모두가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시뮬레이션이 포함됐다. 조이들이 일으킨 사건들이 소문 데이터로 변해 도시에 퍼지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다시 다른 사건을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어떤 조이의 행동이 전파되어 친구의 귀에 들어가고, 그 내용이 문자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때 유저의 반응에 따라 카르마 점수가 변경된다. 카르마 점수가 많이 쌓이면 유저는 해당 조이에게 관여할 수 있으며, 칭찬하거나 반성하게 할 수 있다.
Q. 12세 이용가 등급에 의문을 표하는 유저들이 많다. 이용가 등급이 낮은 만큼 자유도가 제한된 것은 아닌가?
게임의 자유도에 관한 방향성이 크게 변경된 점은 없다. 인조이는 서구권에서 연령 제한이 없거나 더 낮은 연령대로 이용 등급을 받았다. 지역마다 인식과 관점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국가에 따라 그 기준을 다르게 보는 것 같다. 개발팀은 최대 12세를 목표로 개발했다.
Q. 인게임 퀄리티가 굉장히 높다. 그만큼 요구 사양이 높을 텐데, 요구 사양은 어느 정도 인가? 그리고, 최적화 상황도 궁금하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만, 열심히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언리얼 엔진 5의 일부 기능을 다운 그레이드해 저사양에서도 좋은 그래픽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언리얼 엔진 5는 최고의 그래픽 품질을 제공하지만, 중요한 렌더링 퍼포먼스를 차지하는 기능의 품질을 낮추면 예상보다 낮은 사양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한 게임 내 인구와 차량 등의 요소를 옵션으로 조정할 수 있게 개발해 유저의 PC 사양에 맞게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타임머신'이란 세이브 시스템을 채용했는데, 실시간으로 저장되어 원하는 시점으로 돌릴 수 있는지, 매 날짜나 특정 사건 등에만 저장되는 방식인지 궁금하다.
타임머신은 특정 날짜와 시간을 되돌리는 기능으로 아직 개발 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단한 기능이 아닌데 이름을 너무 거창하게 지은 것 같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저장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특히 저장 파일의 크기가 상당히 크다.
이러한 파일을 몇 분 단위로 저장하면서도 유저가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큰 과제였다. 다행히 많이 개선된 상태다. 이 기능을 발전시켜 타임머신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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