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으로 쌓는 사랑·우정…전국 다문화가족 화합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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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합해보니 쉽지 않네요. 올해는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더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에는 우승하고 싶어요."
베트남 출신으로 딸 셋을 둔 다둥이 엄마 김태희(36) 씨는 24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 참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김씨의 가족을 비롯해 대회에 참가한 다문화가족 450여명은 서로의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주말을 맞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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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대상 배드민턴교실 호응 높아…네일아트 등 부대행사도
(고양=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합해보니 쉽지 않네요. 올해는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더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에는 우승하고 싶어요."
베트남 출신으로 딸 셋을 둔 다둥이 엄마 김태희(36) 씨는 24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 참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경기 김포시가족센터 소속인 그와 가족은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부부복식, 중고등부 혼합복식, 초등부 혼합복식 등 세 종목에 모두 출전했지만, 첫 경기에서 졌다.
김씨는 "주말에 집에서 쉬는 시간을 활용해 배드민턴 연습을 할 것"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둘째 딸 손수현(12) 양은 "배구와 피구를 좋아하는데 배드민턴도 재미있어서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현 양은 이번 대회에서 330명의 선수단을 대표해 선서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씨의 가족을 비롯해 대회에 참가한 다문화가족 450여명은 서로의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주말을 맞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온 청각장애인 부부 정문길·한슬아(몽골) 씨는 수화 통역사의 도움을 받으며 대회를 큰 무리 없이 마쳤다.
정씨는 "평소에 건강 관리와 취미로 배드민턴을 치곤 한다"며 "전국 각지에서 온 다문화가족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 정성환(15)·김유성(14) 군은 "교내 배드민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갈고닦은 실력을 펼쳐 보이고 싶다"고 말했고, 지도교사 김영진(성주 수륜중) 씨는 "1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 처음 마련된 배드민턴 교실은 참가자들이 '깜짝 레슨'을 받기 위해 줄을 설 정도로 참가자들의 호응이 컸다.
'사회적협동조합 배드민턴'(이사장 강태식)은 국가대표 출신 코치 3명을 지도자로 참여하게 했다. 코치들은 코트 3개를 하나씩 맡아 80분 동안 배드민턴 기본동작을 가르쳤다.
대회장 한쪽에 마련된 바다유리 자석 만들기, 네일아트, 펌프(오락실 댄스 게임) 등 체험 부스에는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 서울지역본부는 바다에 버려지는 유리병 조각을 활용해 어른들에게 듣고 싶은 말을 직접 적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말 100가지와 이 말을 들을 때 감정을 아이들이 직접 그림으로 그린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캠페인에 참여했던 작품들도 전시했다.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출신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이자스민 한국문화다양성기구 이사장은 다문화가족들의 셀카 요청 세례를 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천 동구가족센터에서 이중언어 코치로 활동하는 정춘홍(46·중국) 씨는 "이 이사장과 이주여성의 자립을 돕는 꿈드림학교 활동을 같이한 인연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게 돼 반갑고, 행사의 의미도 있어 기념사진을 같이 찍었다"며 웃었다.
한국다문화연대 회원 4명은 응급진료 코너를 마련해 다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소화제 등을 주거나 스프레이 파스 등을 뿌려주는 등의 도움을 줬다.
서울 강서구보건소에서 내과 진료를 담당하는 김재윤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동아오츠카, 동아제약, 대교 키즈스콜레, 모닝글로리, 서울우유, 요넥스코리아 등 기업들은 다문화가족을 위한 후원에 나서 대회의 의미를 빛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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