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의료 악화일로…“아프면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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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기침이 나던지. 참말로 죽다 살아났어."
22일 전남 강진의료원을 찾은 조일양(83)·사심례씨(80) 부부는 이달초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조씨는 "주변에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만한 곳이 없다"며 "번거롭지만 강진의료원까지 나와 일주일치 약을 타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의료원 관계자는 "통상 쉬는 날 응급환자가 몰리는데, 현재 코로나19 재유행 조짐까지 있어 응급환자 발생이 더 늘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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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곳곳서 응급실 운영 차질도
대형병원 파견 공보의 복귀 지연
보건소 제기능 못해…불안 고조
“어찌나 기침이 나던지. 참말로 죽다 살아났어.”
22일 전남 강진의료원을 찾은 조일양(83)·사심례씨(80) 부부는 이달초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고열은 없었지만 기침이 심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사씨는 5일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완도군 고금면에 거주하는 이들 부부가 자택에서 차로 40분가량 떨어진 강진까지 온 이유는 집 근처에 갈 만한 병원이 없어서다.
조씨는 “주변에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만한 곳이 없다”며 “번거롭지만 강진의료원까지 나와 일주일치 약을 타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며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표본감시 입원환자 수는 올해 6월말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8월 셋째주 1444명으로 올해 최대 수준을 보였다. 한달 전인 7월 셋째주(226명)보다 6.4배 늘어난 수준이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고령인구 비율이 높아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더욱 취약하다. 더욱이 의정 갈등으로 의료공백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농촌 의료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미 지역 곳곳에선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 유일의 상급 종합병원인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은 최근 전문의 6명 중 2명이 병가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하루 동안 문을 닫았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도 응급실 진료를 축소했으며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과 강원도 속초의료원 등은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대형 병원으로 파견된 공중보건의의 복귀가 늦춰지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전남에서 치과의사와 한의사를 제외한 일반 공보의는 올해 229명으로 2022년 303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현재 19명은 파견 중이다. 일부 보건지소에선 주 1∼2회만 진료가 가능한 실정이다.
임인순씨(가명·강진군 대구면)는 “지역 보건소가 제 기능을 못하니 아프면 당장 어디서 치료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해남에선 보건지소 13곳 중 10곳이 순회 운영되고 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 보건지소 4곳이 순회진료를 했는데, 올해 신규 공보의 수가 줄어 10곳으로 확대됐다”며 “빠듯한 상황에서 공보의 3명마저 다른 대형 병원으로 파견됐다”고 토로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도 걱정이다. 연휴 기간에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남의 한 주민은 “뉴스를 보면 병원이 많은 서울에서도 응급실을 못 가 뺑뺑이를 돌았다고 하던데, 혹시 아파도 병원 못 가서 치료를 못 받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대규모 이동과 가족모임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강진의료원 관계자는 “통상 쉬는 날 응급환자가 몰리는데, 현재 코로나19 재유행 조짐까지 있어 응급환자 발생이 더 늘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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