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잘못도 죄가 되더라"..장신영→하니, '현대판 연좌제'의 굴레 [Oh!쎈 이슈]

하수정 2024. 8. 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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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연좌제, 말 그대로 범죄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 하고 처벌하는 제도다. 주로 법정 용어도 쓰였지만, 최근 연예계에서도 이 단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배우 장신영은 남편 강경준의 불륜 의혹이 터지면서 큰 피해를 입고 활동을 중단했다. 본인 잘못은 1도 없었지만, 사실상 연대책임을 지게 된 셈이다.

강경준은 지난해 12월 A씨로부터 상간남으로 지목됐고, 5천만 원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려 충격을 안겼다. 곧바로 모든 활동이 올스톱됐고, 가정적인 이미지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후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김미호 판사) 심리로 A씨가 강경준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 첫 변론이 진행됐고, 재판부는 인낙 결정을 내리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인낙'이란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긍정한다는 의미다.

재판이 종료되고, 강경준은 불륜 의혹이 제기된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고 사과했다. 오해를 풀고 해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A씨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서 상대방 당사자분의 청구에 응하기로 결정, 더는 재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강경준이 불륜을 인정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법률대리인은 "불륜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강경준이 '슈돌' '동상이몽'으로 사랑꾼 이미지를 얻었기 때문에 충격은 배가됐고, 후폭풍도 어마어마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 출연하던 두 아들의 얼굴은 하루 아침에 모자이크 처리됐고, 배우 지망생 장남을 향한 걱정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내 장신영의 SNS에 "남편 관리 좀 잘 해야겠다", "하루 빨리 이혼하길 바란다", "겨우 재혼했는데 또 안 좋은 소식 들리겠다" 등 악플에 가까운 날선 댓글을 보냈다. 

8개월간 침묵을 지킨 장신영은 지난 19일 "저희 가족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실망 드려 죄송하다. 이 일로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 먼저 사과 말씀드린다. 과분할 만큼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 보내주셨는데 그 따뜻하고 커다란 마음을 저버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가 주저 앉으면 안 되겠구나. 우리 아이들 내가 지켜줘야지.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소중한 나의 삶, 그보다 더 소중한 아이들, 지켜내야겠구나. 가장힘든 시간을 보낸 건 어쩌면 아이들이 였을 겁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겪지 않아도 될 것을 경험하게 한 점 부모로써 한 없이 미안할 따름"이라며 "남편 강경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수없이 자책하고 반성했다. 어려운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오직 아이들을 위해 다시 한 가정 안에서 살아가려 한다. 무척 조심스럽지만 남편을 향한 지나친 비난은 자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혼하지 않고 가정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장신영이 남편을 용서하면서 불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과 연기 활동 재개는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걸그룹 EXID 출신이자 배우 하니는 결혼식 직전 예비신랑 양재웅 원장의 논란으로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양재웅 원장의 병원에서 30대 여성 B씨가 다이어트 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병원 측이 복통을 호소하는 B씨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유기치사죄로 형사 고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하니는 사망사건 4일 뒤, 양재웅 원장과의 9월 결혼 소식을 인정하면서 손편지를 공개했고, 7월 26일 SBS가 해당 사건을 보도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하니와 양재웅 원장이 환자 사망 4일 만에 결혼을 발표했다는 게 뒤늦게 드러났고, 유족에게 두 번의 상처를 줬다며, 거센 비난과 악플을 받았다. 너무나 잔인한 타이밍이라는 것.

양재웅 원장은 SBS 보도 이후 입장문을 내고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미 싸늘해진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과연 하니가 사망 사건을 몰랐을까?"라며 예비신부 하니에게도 악플이 달렸고, 양재웅의 친형 의사 양재진도 SNS를 비공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니-양재웅의 결혼 연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니는 얼마 전 EXID 데뷔 12주년을 조용히 넘겼다. 멤버들과 자축하지 못한 채 입을 꾹 닫고 침묵이 길어지는 상태다. 또한 출연이 예정된 예능마저도 자진 하차했다. 당초 이달 12일 첫 방송됐어야 할 JTBC4 '리뷰네컷'에서 자진 하차를 결정했고, 이는 본인 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하니의 하차로 인해 '리뷰네컷'은 MC를 새로 꾸리고 오는 9월 2일 첫 방송하기로 했다.

장신영, 하니 외에도 연좌제 고통을 받은 사람은 또 있다. 

임창정과 재혼한 '18살 연하' 아내 서하얀은 남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때문에 방송과 SNS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어 티아라 지연은 야구선수 황재균의 경기 중 비매너 벤치클리어링 행동으로 인해 SNS 악플이 폭발했고, 연이어 이혼설까지 흘러나와 곤욕을 치렀다. 이와 함께 박한별은 연예계를 넘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버닝썬 사태'에 남편이 연루돼 5년째 연기 활동을 접었다. 당시 남편의 논란을 대신 해명하느라 바빴고, 결국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거처를 옮겨 카페 사장으로 제2의 삶을 시작했으며, SNS와 유튜브로 소통 중이다.

헌법에는 금지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장신영부터 하니, 지연, 박한별 등이 구설수에 시달리며 자유롭지 못했다. '현대판 연좌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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