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배추 한 포기 1만 원 될라” 채소·과일·고기 “죄다 올라”.. 추석 앞둬 먹거리 물가 ‘빨간 불’
무, 상추 등 농산물 가격 줄줄이 오름세
폭염, 태풍 피해 영향.. 여름배추 출하 기대
태풍 등 기상악화 불확실성.. “변수 우려”
추석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가 요동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폭염에 태풍 등 기후 변화 충격파가 고스란히 장바구니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추석을 앞둔 가계에 큰 부담이 되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초 5,000원대를 유지하던 배추 가격이, 금세 9,000원대에 진입했을 정도로 이제 ‘배추 한 포기 1만 원’이란 우려까지도 현실이 될 조짐을 보이는 등 채소와 과일류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속되는 폭염에 이어, 예측 불가능한 기상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로 인해 가계 부담은 더 가중되면서 명절을 맞아 장보기에 나선 소비자들의 시름만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등에 따르면 23일 기준 배추 소매가는 포기당 7,306원으로 올랐습니다. 배춧값은 이달 상순 1포기에 5,000원대였지만, 지난 13일 6,000원으로 올랐고 결국 7,000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배추 가격은 전달(5,310원)과 비교하면 37.59%, 전년(5,766원)과 비교해선 26.71% 올랐습니다. 평년(5,692원)보다 28.36% 높은 수준으로 앞서 지난달 1일(3,813원)에 비하면 무려 91.61%, 2배 수준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 가격을 제외한 3년 평균값입니다.
배추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여름철 폭염과 태풍 피해로 인한 공급량 감소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배추 재배 면적도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상황입니다.
지역별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제주만 해도, 전통시장 포기당 배추가격이 23일 기준 적게는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일주일 전(15일) 7,000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로, 일주일 전 3,980원이 4,980원으로 25%, 4,990원이던게 무려 40% 올라 6,990원으로 7,000원에 육박하는 등 상승 폭을 키우면서 가격 체감도를 높이는 실정입니다.
배추 뿐만 아니라, 최근 평균 농산물 가격이 대부분 오름세로 상추 9.3%, 애호박 12.3% 등 일부 품목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치 재료로 쓰이는 무도 1개당 3,901원으로 전월(2,864원)보다 36.21%, 전년(2,680원)보다 45.56%, 평년(2,617원) 대비 49.06% 큰 상승 폭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과일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사과와 배 가격도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사과 10개 소매가는 3만 2,575원으로 전월(3만 666원)보다 6.23% 올랐고 배는 10개당 3만 3,747원으로 전년(2만 7,858원)보다 21.14% 높습니다. 이로 인해 추석을 앞두고 신선식품 구매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을 더하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과일이며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가계 압박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이 소비자 1,22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6.7%가 최근 1년 동안 신선식품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신선식품 소비량이 줄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의 47.2%는 ‘비싼 판매가격’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특히 응답자 86.8%가 예년보다 신선식품 가격이 올랐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실제 물가 상승률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량을 줄인 품목은 사과, 배, 상추 등이 꼽혔습니다.
폭염 피해로 가축 폐사 등이 속출하면서 육류 가격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삼겹살 100g은 2,649원으로 평년보다 5.0%, 닭고기는 ㎏당 6035원으로 8.4%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여름 배추 출하가 본격화되면 배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한 상추의 경우 장마 이후 다시 심기한 물량이 곧 출하될 예정으로, 가격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태풍과 같은 기상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풍은 농축산물 가격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태풍으로 인해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고 많은 비가 내리면, 농축산물의 생산과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과 태풍에 대비해 농산물의 생육 관리와 공급 대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추석 성수기에 맞춰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고, 실속 있는 선물 세트 등을 통해 장바구니 물가를 경감할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그럼에도 농식품부는 기상 변화에 따라 농축산물 생산량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생육관리협의체와 축산물 재해대책반을 가동해 현장기술지도와 병해충 방제, 사육시설의 폭염 피해 예방 등 농산물의 생육 관리에 힘쓸 계획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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