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엔 알프스 물방울 마시러 스위스

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2024. 8. 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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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자연 환경·친환경 생산 방식 덕 고품질 와인 생산
생산량 적고 거의 자국 소비…해외서 접할 기회 별로 없어
각 포도 산지서 '와인 축제'…소도시 관광·와인 체험 기회
스위스 발레주 시에르의 와이너리 '콜린 드 다발'(Colline de Daval)의 포도밭에서의 레드 와인 시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수준급 와인 애호가나 직접 여행을 가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 나라에 와인이, 그것도 아주 좋은 와인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스위스' 얘기다.

하지만, 이 나라가 서쪽으로는 '프랑스', 남쪽으로는 '이탈리아'와 접해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생각이 달라진다.

스위스 역시 이들 세계적인 '와인 대국'에 못지않은, 고품질 와인이 생산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스위스 와인의 풍미를 두고 와인 애호가들은 "알프스산맥의 청정 자연 환경 덕에 깨끗하고 맑다. 무농약 포도 재배, 자연 발효 등 친환경 생산 방식에 힘입어 건강하고 자연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스위스 보주 그랑보 마을에 있는 와인 셀러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다면 어째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수출을 거의 하지 않아서다.

스위스 내 포도밭은 대부분 면적이 좁을 뿐만 아니라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다. 당연히 포도 출하량이 많지 않다. 포도가 주원료인 와인 생산량도 덩달아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 와인 생산량은 2022년 약 9900만ℓ에 불과했다. 프랑스가 약 4억4200만ℓ, 이탈리아가 약 5억3000만ℓ를 생산했던 해다.

게다가 스위스인은 자국산 와인을 선호한다. 2019년 현지 성인 1인이 마신 와인 38병 중 스위스산이 14병에 달했다.

가뜩이나 적게 나오는 스위스 와인이 거의 국내에서 소비되고, 수출량은 약 1.5%로 극히 미미하니 해외에 알려질 길이 없는 셈이다.

스위스 뉴사텔주 뉴사텔' 뉴샤텔 빈티치 페스티벌'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이유는 와인 원료인 포도의 독특함 때문이다.

스위스 와인은 약 250종에 달하는 포도로 만들어진다. 그중 40종 이상이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 토착종'이다.

이런 품종들은 스위스 와인을 특별하게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인지도를 낮춘다.

스위스 와인은 경험한 사람들의 평가처럼 맛과 품질이 모두 뛰어나지만, 마실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스위스로 가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된다.

마침, 9월에 스위스 내 여러 포도 산지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앞다퉈 열려 '와인의 계절'의 개막을 축하한다.

여름에 만들어진 치즈를 곁들인 와인 맛은 각별하다. '사냥 철'인 9월부터 11월까지는 온갖 사냥감 요리와 와인의 마리아주도 경험할 수 있다.

다음은 스위스 정부 관광청이 추천한 '와인 축제'들이다.

스위스 발레주 시에르의 와이너리 '콜린 드 다발'(Colline de Daval) *재판매 및 DB 금지


◇포도밭 산책(9월14일)

스위스 와인 최대 생산지인 남부 발레(Valais)주 소도시 시에르(Sierre)에서 포도 수확 철을 맞이해 펼쳐진다.

발레주 포도밭을 따라 나 있는 '비스'(Bisse)는 역사, 문화, 인류의 정착을 보여주는 주요 유산이다.

13세기, 풍부한 일조량으로 인한 메마른 땅이 가져오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땅을 파고, 절벽을 자르는 등 온 힘을 다해 깎아지른 듯한 언덕까지 물길을 낸 발레 농부들의 절실함이 서려 있다.

이 수로(水路)는 발레주 안에서 포도밭과 과수원을 따라 1800㎞가량 이어진다.

포도밭이 경사가 진 탓에 담을 쌓아 구획 정리를 해야 했다. 포도밭에 담벼락이 생긴 이유다.

이를 따라 걷다 보면 와이너리를 하나둘씩 만난다. 그러는 사이 8㎞를 하이킹이 완성한다.

잔을 손에 든 채 포도밭을 거닐면서 와인 시음도 하고, '라클렛'을 비롯한 맛깔나는 향토 음식도 즐길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스위스 보주 뤼트리의 '라보(Lavaux) 포도원' *재판매 및 DB 금지


◇포도 수확 축제(9월27~29일)

서부 보(Vaud)주의 뤼트리(Lutry) 마을은 매년 9월 포도 수확을 마무리 지을 무렵이면 축제의 장이 된다.

마을 사람들은 화려한 '페뜨 데 벙당쥬(Fête des Vendanges)를 열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까지 약 2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맞이한다.

와인셀러가 일반에게 공개되고, 식당들은 분주하다.

관광객들은 3일 동안 맛있는 음식과 새로운 와인을 맛보고, 콘서트와 다양한 음악 이벤트를 즐긴다.

뤼트리 마을은 '라보(Lavaux) 포도원'이 시작하는 곳이다.

레만호(제네바 호수) 북쪽 호숫가를 따라 약 30㎞에 걸쳐 계단식으로 형성한 포도원 총 면적은 약 830헥타르다. 2007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포도원 동쪽 뤼트리에서 서쪽 생 사포랭(St-Saphorin)까지 3~4시간 동안 '포도원 하이킹'을 즐기거나, 뤼트리에서 출발해 아랑,(Aran)과 그랑보(Grandvaux)를 거쳐 뤼트리로 돌아오는 관광 열차인 '라보 익스프레스'(Lavaux Express)를 탄 채 포도원을 조망할 수 있다.

축제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인 9월29일 오후 어린이 600여 명이 전통 의상 차림으로 퍼레이드를 펼친다.

축제 수익은 '뤼트리 어린이 캠프'에 전액 기증된다.

스위스 티치노주 멘드리지오의 레스토랑 '아테나에오 델 비노'(Atenaeo del Vino) *재판매 및 DB 금지


◇멘드리지오 와인 축제(9월27~29일)

축제는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하던 1939년 9월 말 남부 티치노(Ticino)주 멘드리지오(Mendrisio) 도심에서 지역 농부와 와인 생산자들이 생산품을 전시한 데서 유래했다.

당시 그들은 최상의 포도를 수확해 최고의 와인을 빚어냈다.

주민들은 매년 9월 마지막 주말에 그날의 첫 축제를 기리며, 가장 아끼는 옷을 차려 입은 채 옛 시가지로 나선다.

비아 스텔라(Via Stella), 코르소 벨로(Corso Bello) 등 거리에서 각종 스포츠·문화 행사가 열리고, 먹음직스러운 향토 음식과 좋은 와인이 차려진다.

작은 장터에서 사람들이 구수한 군밤, 무지오(Muggio) 계곡에서 생산한 치즈, 오리엔탈 향이 그윽한 향수까지 쇼핑하는 모습이 정겹다.

스위스 티치노주 멘드리지오에서 즐기는 '포도밭 자전거 라이딩' *재판매 및 DB 금지


◇뉴샤텔 와인 축제(9월27~29일)

'뉴샤텔 빈티치 페스티벌'(Neuchâtel vintage festival)은 서부 뉴사텔(Neuchâtel)주의 주도인 뉴사텔에서 1902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마을 잔치다.

사흘간 밤낮없이 진행한다.

첫날인 금요일 밤에는 시끌벅적한 '구겐무직(Guggenmusik) 퍼레이드'가 펼쳐져 분위기를 한층 고조한다.

특이한 마스크와 갖가지 의상으로 꾸민 참가자들이 전통 카니발 음악에 맞춰 거리를 행진하면서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가득한 구겐무직을 연주한다.

하이라이트는 축제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인 9월29일 오후 펼쳐진다. 화려하게 장식된 '꽃 마차'를 대동한 대형 퍼레이드다. 어린이들도 멋진 의상을 입고, 신나게 행진한다.

스위스 뉴사텔주 뉴사텔' 뉴샤텔 빈티치 페스티벌' 중 퍼레이드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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