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컨템퍼러리발레 시작 알린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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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을 통해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의 정식 창단공연 '한여름 밤의 꿈'은 말 그대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고전 발레 공연 일색이었던 한국 발레계에 신선한 충격이 될 서울시발레단의 '한여름 밤의 꿈'은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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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레이저빔으로 숲속 형상화…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서울시발레단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을 통해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의 정식 창단공연 '한여름 밤의 꿈'은 말 그대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발레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컨템퍼러리 발레를 한국에 정착시키겠다는 재미 안무가 주재만의 의도를 곳곳에 발견할 수 있는 무대였다. 고전 발레 공연을 기대한 관객은 당황스러웠을 공연이었다.
작품의 토대가 된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은 사랑을 위해 숲속으로 도망친 두 쌍의 연인이 요정들의 장난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1843년 멘델스존이 '한여름 밤의 꿈'을 주제로 서곡을 작곡한 뒤로 수많은 안무가에 의해 고전 발레로 재탄생했다.
주재만은 이런 전통적인 움직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희곡과 동일한 흐름으로 진행됐던 기존 발레를 요정 '퍽'의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에서 '퍽'은 사랑의 묘약을 엉뚱한 사람에게 발라 4명의 남녀 주인공을 '사각 관계'에 놓이게 하는 역할이다. 이번 공연에선 '퍽'이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내용으로 안무를 짰다.
원작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인 '퍽'을 사랑의 본질을 고민하는 현인 캐릭터로 설정한 것도 원작의 희극적 요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안무가의 의도로 보인다.
음악의 변화는 더 파격적이다. 밝고 경쾌한 멘델스존의 음악 대신 서정적인 슈만의 음악을 사용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멘델스존 대신 쇼팽 등 다른 음악을 사용하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슈만의 음악을 사용한 공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슈만의 서정적인 선율은 원작의 줄거리와는 전혀 무관한 흐름 속에서 무의식의 세계를 환상적으로 시각화하겠다는 주재만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했다.
조명과 레이저빔을 사용해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숲속을 형상화한 1막과 거대한 붉은 나무를 무대 중앙에 놓은 2막의 무대 미술도 신선했다. 특히 붉은 나무에 레이저빔을 쏘아 마치 거대한 나무 요정이 발레를 추는 것처럼 표현한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고전 발레 공연 일색이었던 한국 발레계에 신선한 충격이 될 서울시발레단의 '한여름 밤의 꿈'은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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