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제3자 추천 특검, 한동훈·이재명의 진짜 속내

동정민 2024. 8. 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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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내 벌어질 정치 지형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채 상병 사망 사건 제3자 추천 특검법’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대하고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받겠다고 나섰습니다. 과연 한 대표가 던진 ‘제3자 특검’은 묘수일까요? 꼼수일까요?

▶한동훈 “제3자 추천 특검”⋯ 묘수? 꼼수?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동시에 ‘제3자 추천 특검’이란 카드를 던졌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두 번째 ‘채 상병 특검’을 발의한 상태였죠. 민주당은 손해 볼 게 없었습니다. 특검이 통과되면 대통령실을 향한 수사가 시작되는 거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대통령만 여론에 뭇매를 맞는 상황이었거든요.

한 대표 입장에선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며 ‘제3자 추천 특검’을 내민 겁니다. 지난해 9월 첫 번째 ‘채 상병 특검’이 나옵니다. 여기에선 특별검사를 “대통령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가 추천하게 돼있습니다. 민주당이 하겠단 거죠. 두 번째 특검은 지난 5월,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나왔습니다. 추천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하게 돼있습니다.

세 번째 특검은 두 번째 특검과 추천 방식이 같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하겠단 의미입니다. 한 대표는 “민주당 특검은 편파적”이라면서 “제3자가 공정하게 추천한다면 특검 받을 수 있다” 주장한 겁니다. 그럼 제3자는 누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특검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특검법안이 나온 게 1999년입니다. ‘조폐공사 파업 유도 특검’, ‘옷 로비 특검’이 있었고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 2003년 ‘현대 대북송금 의혹 특검’, 2004년 ‘노무현 측근 비리 의혹 특검’,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까지, 초창기 특검은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러다 또다른 제3자가 등장하는데, 대법원장입니다. 2005년 ‘사할린 유전개발 의혹 특검’부터 2008년 ‘이명박 BBK 의혹 특검’, 2010년 ‘스폰서 검사 의혹 특검’, 2012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의혹 특검’까지 모두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합니다.

정당 추천이 등장한 건 2012년. ‘이명박 내곡동 사저 특검’ 때 민주통합당이 추천하게 하면서 시작됩니다. 정권 관련된 수사다보니 “제3자가 추천한다 해도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야권으로부터 추천받게 한 겁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특검을 추천했습니다. 2022년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특검’은 국회 교섭단체 모두가 추천했고요.

추천을 누가하느냐, 정해진 건 없다는 거죠. 한 대표는 대법원장 추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을 받자고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현재 조희대 대법원장, 그리고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모두 “보수성향 인사”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3자 특검’⋯ 한동훈과 민주당, 진짜 속내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결정되기 직전 “제3자 추천 특검 수용 가능하다” 밝혔습니다. 처음 한동훈 대표가 제안할 때는 ‘안 받는다’ 했었거든요. 당시는 국민의힘이 수세에 몰려있었고 실제 안철수 의원 등 이탈표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면서 특검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자 민주당이 전략을 바꾼 겁니다.

‘한동훈 흔들기’를 위해 제3자 추천을 받겠다 한 거죠.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대표 후보였던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의원 모두 ‘제3자 추천 특검’을 제안한 한 대표를 비판했잖아요. 국민의힘 내부에선 특검 자체를 반대하고 있으니, 민주당은 ‘당내 기반이 약한 한동훈을 흔들어 분열을 일으키자’ 판단한 겁니다.

민주당이 실제 ‘제3자 추천 특검’을 받지는 미지수입니다. 제3자인 대법원장이나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이 수사를 해 대통령 무혐의가 나오면 오히려 면죄부만 주는 꼴이잖아요. 역대 특검에서 죄를 밝혀낸 건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드루킹 특검’ 단 두 번이었습니다. 거기다 한 대표가 “민주당발 제보 공작 의혹도 포함해 특검하자” 제안했기 때문에 해당 의혹으로 되치기당할 우려도 있는 거죠.

대통령실은 ‘제3자 추천 특검’을 할 경우 거부권 논리가 약해집니다. 여태껏 거부권을 행사한 공식적인 이유가 첫째, 여야 합의가 안 된 법안이라는 거고 둘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추천이 삼권분립 침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만약 공수처 수사가 미진하면 내가 먼저 특검을 제안하겠다” 말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공수처가 대통령 부부의 통신조회를 하고 이 사실이 언론보도 되면서 대통령실의 공수처 수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요. 수사 속도도 늦어 특검 얘기가 반복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특검을 받을 것인가? 아직까진 “민주당이 탄핵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野 “제3자 수용할 수도”… 난감해진 한동훈, 왜?

한동훈 대표는 난감합니다.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추진하겠단 입장이고, 친한계는 “제3자 추천 특검이 민주당의 허를 찌르는 묘수”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내 여론과 대통령실 눈치를 안 볼 수가 없거든요. 한 대표는 덫에 빠진 걸까요?

한 대표는 여론을 지켜볼 것 같습니다. 우선 공수처 수사를 지켜볼텐데, 만약 대통령실에 책임을 묻는 결과가 나온다면 국민의힘은 특검을 다시 얘기할 수 있겠죠. 만약 무혐의가 났는데 야당이 “못 믿겠다”며 거센 공격에 나선다면 ‘특검까지 받고 깨끗하게 털자’ 싶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특검 여론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한 대표가 난감해도 돌파할 수 있단 생각으로 보입니다. 만약 돌파 전략이 성공하면, 한 대표의 정치력을 입증할 수 있고 친윤 세력이 원하지 않아도, 당내에서 반대해도 관철시켰다는 결론이 나기 때문이죠. 한 대표는 이 정치력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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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내일 뵙겠습니다.

구성: 동정민 전민영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박현아‧허수연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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