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탈퇴시킨 여성전용앱, 법원서 패소 “성별 바꿀 수 있다... 차별 안돼”

김지원 기자 2024. 8. 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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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호주연방법원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티클(가운데)'이 여성전용앱 '기글'에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직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호주의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자신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 여성 전용 어플리케이션 (앱·appplication)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24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은 전날 여성 전용 앱 ‘기글 포 걸(기글)’이 트랜스 여성 록산느 티클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 것은 “성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1만 호주달러(약 900만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인 티클은 2021년 2월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앱 ‘기글’을 다운받았다. 여성 전용 앱 특성상 회원가입을 하려면 자신의 사진을 올려야 했는데, 앱 인공지능(AI)은 사진 속 티클을 여성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7개월 후 기글 운영진이 가입자들을 일일이 점검하는 과정에서 티클을 남성으로 분류했고, 그는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후 티클은 “성정체성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며 기글을 상대로 20만 호주달러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로버트 브롬위치 판사는 “성 정체성 때문에 회원 자격이 박탈됐다는 티클의 주장은 입증하기 어렵다”면서도 “티클이 충분히 여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회원자격이 박탈된 것은 간접 차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성별은 변할 수 있고 반드시 이분법적일 필요도 없다”며 태어날 때 정해진 성별은 바꿀 수 없다는 ‘기글’ 측 주장을 기각했다.

호주 연방법원이 트랜스젠더 권리와 관련해 성차별금지법 사안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C는 “이번 판결은 가장 첨예한 이념적 논쟁 중 하나인 트랜스젠더 포용과 그들의 권리가 법정에서 어떻게 다뤄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판결 직후 티클은 “트랜스젠더들에게 스스로를 위해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번 일로 트랜스젠더와 성별 다양성을 지닌 사람들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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