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연금개혁, 누가 얼마나 더 내나…이르면 다음 주 윤곽
"50대 자영업자·비정규직이 부담하겠나" 비판도
"이제는 정부·국회서 책임감 있는 논의 필요해"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 발표가 임박하면서 '내는 돈' 보험료율과 '받는 돈' 소득대체율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혁 방향성과 연금의 역할을 놓고 입장차가 상당해 정부에서 어떤 방안을 내놓더라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국민연금 개혁안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인 수급 개시 연령은 1969년생부터 65세로 조정되는 것으로 정해져있다.
지난해 제5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현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55년에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된다. 소진 시점은 5년 전인 제5차 재정추계 때보다 2년 앞당겨졌다.
개혁안의 관심은 역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변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보험료를 13%,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는 1안과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을 40% 유지하는 2안을 놓고 투표를 했다. 1안이 다수 선택을 받았지만 소득대체율 부분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있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전날 여당인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안상훈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공론화위원회 논의 과정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개혁의 방향성과 목적에 대한 공통된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논의가 진행돼 각 참여자들이 무엇을 위한 개혁인지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논의가 이뤄졌다"며 "연금개혁 우선순위와 공통된 기준이 도출되지 않아 모든 이해관계자가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보험료율 18%, 소득대체율 50%, 수급 연령 상한 조정은 현 시점에서는 수용 가능하지도, 협의가 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자문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재정계산위원회는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추기 위해 보험료율, 수급 개시 연령, 국민연금기금 수익률 등을 변수로 놓고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보험료율의 경우 크게 12%와 15%, 18% 인상 방안을 시나리오로 제시한 바 있다.
같은 토론회에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5%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재정계산위원회가 유력하게 제안한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정부가 재정건정성에 방점을 찍고 개혁을 준비한다면 단계별 개혁을 고려할 수 있다. 캐나다의 경우 1988년에 보험료율을 6%에서 9.9%로 인상하는 재정안정화 개혁을 먼저 하고, 2016년에 보험료율을 11.9%, 소득대체율을 25%에서 33.3%로 올리는 2차 개혁을 진행했다.
김 교수도 공통분모를 찾아 더 늦출 수 없는 최소 개혁을 우선 실시한 후 추가 연금개혁을 위한 논의 기구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세대 간 형평성을 이유로 차등보험료율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 정책위원장은 "가입기간이 짧게 남은 중장년 보험료율 인상과 오랜 기간 보험료율 인상을 감당해야 하는 청년의 인상 속도를 달리하는 방안은 연령대별 형평성 개선 취지를 지닌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소득 보장, 공적 역할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 교수는 "미래 노인빈곤의 문제를 공적연금이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하는데 그 해결책이 없고 재정만 생각한 개혁"이라며 "늙어서 폐지 줍는 노인이 될 공포가 해소 안 된다"고 말했다.
차등보험료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50대 자영업자나 비정규직이 이 부담을 감당하려 하겠나"며 "계층 간 형평을 걷어차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재정 안정화와 소득 보장 강화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 교수는 "다양한 이해관계 균열을 고려해 이제는 전문가, 이해관계자보다 정부, 국회의 책임감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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