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한방치료로 완화…환자 수 10년 새 7.9배 증가
중증 통증 감소…일상생활 가능해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에 한방통합치료가 효과를 보이고, 한방의료기관에서 이 질환을 치료받는 환자가 10년 새 7.9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에 대한 국내 한방의료서비스 활용 동향을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양명열 한의사 연구팀은 2010~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환자표본 통계를 활용해 연 1회 이상 한방진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및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방의료 활용 추세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방병원과 한의원 등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010년 대비 2019년 약 7.9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약 2.1배 이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한방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 증가폭이 더 컸다. 한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수는 같은 기간 약 1.4배 늘었다.
해당 연구소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한 또 다른 연구를 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통증 완화에 한방통합치료가 효과를 보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환자 378명을 3년간 장기 추적해 변화를 살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척추관협착증 환자군의 허리 통증 평가척도(NRS)는 입원 당시 중증도인 평균 5.73이었으나 치료 후 퇴원 시점에서는 경증도인 3.66으로 떨어졌고 3년 후에는 3.5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기능 장애지수(ODI) 역시 치료 전 45.72에서 치료 후 퇴원 시점엔 33.94로, 3년 후엔 28.41까지 떨어져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호전됐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보행 시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프고 감각이 둔해지는 마비 증상이 특징이다.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손상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허리디스크에선 척추를 곧게 세우면 통증이 다소 감소하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구부리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 보행 시간이나 거리가 짧아지는 모습도 흔히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에 적용하는 한방통합치료는 침과 약침, 한약, 추나요법 등을 복합적으로 구성한다.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목적의 침 치료와 틀어진 척추의 위치를 바르게 교정하기 위한 추나요법, 뼈와 신경 재생 및 회복을 촉진하는 한약 처방을 함께 시행한다. 양명열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척추질환 환자들의 한방의료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한의통합치료에 대한 보장성과 접근성을 높여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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