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시그널에 美 금융시장 반색…한은은 언제?

조유빈 기자 2024. 8. 24. 1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잭슨홀 연설서 “통화정책 조정 시기 도래”
피벗 기대감에 주식↑·금리↓·금↑…국제유가도 상승 마감
시장선 한은 10·11월 금리 인하 전망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강력한 통화정책 기조전환 시그널에 금융시장이 들썩인 가운데, 한국은행(한은)의 금리 인하 시작 시기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 시각)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통화 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기준 금리를 인하할 시점이 다가왔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2022년 이후 진행돼 온 연준의 '물가와의 전쟁' 종료를 사실상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향후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 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황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연준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안정적으로 복귀할 것이란 내 확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위험은 감소한 반면 고용이 하강할 위험은 증가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또 "우리는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면서 "물가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 가는 동안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금리인하 사이클을 개시하겠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주면서도 그 시기와 속도에 관해선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은 이미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을 예견해왔지만, 파월 의장의 강력한 금리인하 개시 신호에 화답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강세로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2.30포인트(1.14%) 오른 4만1175.08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 AFP=연합뉴스

뉴욕증시 3대 지수 강세·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하락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3.97포인트(1.15%) 오른 5634.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58.44포인트(1.47%) 상승한 1만7877.79에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노동시장 지지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을 주목하며 그의 연설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테슬라(4.59%), 엔비디아(4.55%) 등 대형 기술주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수혜 기대로 이날 주가가 급등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3.19% 급등했다. 스카일러 와이넌드 리건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 연설 후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완화 기조로 완전히 180도 선회한 것은 아니지만, 90도 정도로 회전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채권 수익률도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 웹에 따르면, 미 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80%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3.91%로 하루 전 대비 9bp 급락했다.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9월 통화 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0.50%포인트 인하 확률은 전날 24%에서 35%로 상승했다. 올해 연말까지 연준이 총 1%포인트 이상 금리를 내릴 확률은 75%로 반영했다. 9월과 11월, 12월 세 차례 회의 중 최소 한 번 이상은 빅컷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국제 금값과 금 선물가격도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후 1시44분께(미 동부 시각) 전날보다 1.2% 상승한 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종가는 온스당 2546.30달러로 전장보다 1.2% 올랐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9.02달러로 전장보다 1.80달러(2.3%)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4.83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82(2.5%) 상승했다.

한국은행(한은)의 통화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은은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물가 수준만 봤을 때는 금리 인하 요건을 충족하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오는 10월에서 11월 사이 한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