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갤럭시 최고” 외쳤던 이 나라…중국 스마트폰으로 돌아선 이유 [신짜오 베트남]
하지만 최근 베트남 내수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의 오포(OPPO)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습니다. 삼성전자의 현지 경영 전략에 경고등이 켜진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베트남 진출 이후, 타이응유엔(Thai Nguyen)과 박닌(Bac Ninh) 지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스마트폰 생태계에 들어와 있는 베트남 현지 협력사만 300곳이 넘습니다. 삼성 갤럭시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는 베트남 직장인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는 경제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헌혈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막대한 양의 혈액을 현지 병원에 기증하고 있습니다. 2010년 부터 헌혈을 시작해 올해까지 삼성이 기증한 혈액팩만 10만개가 넘습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삼성 혁신 캠퍼스(Samsung Innovation Campus)’를 통해 베트남 청년들에게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년 삼성전자는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삼성은 베트남을 내 집처럼 생각한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받아든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IT 전문 컨설팅 업체 캐널리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중국 브랜드인 오포는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2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21%의 점유율로 2위로 밀려났습니다. 이어 샤오미가 20%, 애플이 16%, 비보(Vivo)가 6%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1위 자리를 내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현지화된 경영 전략의 부재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면서, 베트남 현지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으면서 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중국계 브랜드들에게 밀리는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오포와 같은 중국계 브랜드들은 현지 유통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심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계 브랜드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 치더라도 삼성이 베트남 시장을 잡기 위한 에너지에는 훨씬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의 베트남 시장 위축은 분명 현지 전략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사실, 삼성이 헌혈까지 해가며 베트남 국민 마음잡기에 나서는 것은 ‘삼성을 외국 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에 준하는 회사로 봐달라’는 구애의 몸짓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브로 점유율이 빠지는 것은 이러한 정성이 베트남 국민에게 먹혀들지 않는 것을 잡아내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물론 틈새시장을 파고든 오포 등 중국계 스마트폰 업체의 분전도 있었겠지만, 제품 라인업의 다양화만 따지면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넘어섰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무장한 삼성 브랜드 경쟁력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삼성이 베트남에 쏟아부은 노력의 방향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삼성은 “삼성이 베트남 최대 FDI(외국인 직접투자)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국민들로부터 아낌없는 지원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이제부터 삼성은 ‘사실상의 내수 시장’ 베트남에서 밀리는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반드시 처방전을 내놔야 할 것입니다.
안방에서조차 팔리지 않는 제품을 해외에서 판매하기는 더욱 어려운 법입니다. 돈과 시간, 그리고 헌혈까지 쏟아부은 베트남에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다른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요. 베트남 시장에서 만큼은 반드시 1위를 탈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베트남 삼성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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