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승려, 전치 2주 때려놓고 ‘꿀밤 한 대’ 거짓말…벌금 200만원

피해자 “머리 5대 목 2대 맞았다”

게티이미지뱅크

8년 동안 사귀던 공양주가 헤어지자고 하자 주먹으로 머리와 목을 여러 차례 때린 60대 승려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승려는 재판에서 ‘꿀밤 한대 때린 것’이라고 말했지만 법원은 이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승려 ㄱ(65)씨에게 약식명령과 같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법원은 ㄱ씨에게 벌금 200만원 약식명령했지만 ㄱ씨는 이에 불복해 지난 5월9일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형사재판에서 공판절차 없이 약식절차에 따라 벌금, 과료 또는 몰수 등의 재산형을 내리는 재판을 말한다.

공양주인 ㄴ씨는 8년 동안 사귄 연인인 승려 ㄱ씨에게 지난해 5월19일 오후 2시께 헤어지자고 말했다. 이 말에 화가 난 ㄱ씨는 주먹으로 ㄴ씨의 머리를 5차례, 목을 2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승려 ㄱ씨는 자신의 외도 문제로 다투던 중에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재판에서 “ㄴ씨의 머리를 꿀밤 때리듯이 1회 때렸을 뿐 피해 진술이 과장됐다”고 범행 일부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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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부장판사는 “피해자 ㄴ씨가 머리 5대, 목 2대를 맞았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사건 발생 전후 3시간 동안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통해 (ㄱ씨가) 피해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여러 차례 폭행하는 상황이 있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ㄱ씨가 단지 피해자를 꿀밤 한대 때렸을 뿐이라면 치료비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90만원에 더해 합의금으로 40만원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ㄱ씨는 약식 명령에 이어 1심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