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게임스컴서 빛난 한국 게임…글로벌 게임사와 어깨 나란히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세계 최대 게임쇼로 부상한 '게임스컴'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하며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던 북미·유럽 게임시장에 존재감을 각인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개막한 게임스컴은 23일까지 B2B(기업간거래) 전시를 마감하고 B2C(기업-소비자 거래) 전시 및 부대행사만 남겨두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성공적으로 개최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게임스컴은 한때 닌텐도, 소니 같은 콘솔 게임사가 불참을 통보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시장을 노린 신작 게임들로 그 빈틈을 철저히 메운 한국 게임업계가 전세계 게임시장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었다.
해외 대작 게임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전시…시연 인기 '폭발'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는 올해 게임스컴 B2C 전시장에 트리플A급 신작 라인업 게임을 중심으로 한 초대형 부스를 설치했다.
9번 전시홀에 설치된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부스는 올해 게임스컴의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 캡콤의 '몬스터 헌터 와일드' 부스보다 작기는 했으나, 압도적인 크기의 대형 미디어월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카잔' 현장 시연을 마치면 주는 대형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관람객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러 부스에서 나눠주는 사은품을 한데 담기 좋은 대형 쇼핑백은 일종의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 서구권 관람객이 '카잔' 쇼핑백을 들고 있던 국내 취재진에 "얼마 전 영상으로 본 게임인데, 이 가방은 어디서 받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맞은편 전시홀에 설치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시연 부스는 같은 공간에 있는 텐센트, 반다이 남코, 호요버스 같은 중국·일본의 메이저 게임사 부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부스 앞에는 전시 시작과 동시에 게임을 먼저 체험해 보려는 전세계 게이머가 몰리며 오후 한때 3시간에 가까운 대기 줄이 생겼다. 아예 접이식 의자를 들고 와 삼삼오오 모여 카드 게임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관람객들도 많았다.
한 시간 넘게 '붉은사막' 시연을 기다리던 로빈 피그돈 씨는 "친구들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을 즐기고 있다"며 "'붉은사막'이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차세대 액션과 그래픽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실제 게임도 그런지 두 눈으로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를 출품한 크래프톤은 콘솔 게임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와 동일한 공간에 게임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 부스 면적 자체는 MS에 비해 작았다. 하지만 50종에 달하는 게임 라인업에 분산된 MS와 달리, 크래프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게임의 콘셉트를 십분 살린 부스 구성으로 해외 게이머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했다.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를 체험하러 덴마크에서 온 카밀리아 말름크비스트 씨는 "원래 '심즈' 시리즈를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시리즈가 발전이 없어 그만뒀다"며 "그러던 중 '인조이' 프로젝트를 접하고 '차세대 심즈'라는 생각이 들어 꼭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콘진원·경콘진, 중소 게임사 해외 진출 '지원사격'…지스타도 홍보 나서
한국 게임업계 주변부의 기관·단체도 올해 게임스컴을 앞두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B2B 전시장에 한국공동관을 내고, 해외 시장 진출 의사가 있는 유망한 국내 중소 게임사와 가상현실(VR) 기업을 선정해 게임 홍보와 투자 유치를 적극 지원했다.
B2B 전시만 지원했던 작년과 달리 하루 동안 B2C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참가사 모집 규모도 VR·AR 기업을 포함해 15개 사에서 18개 사로 늘리며 역대 최대 규모로 게임스컴에 참가했다.
B2B 전시 마지막 날인 23일 한국공동관에서는 어수선한 점심 시간대임에도 해외 바이어와 열띤 사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각 부스에는 전문 통역사가 배치돼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고 있었다.
국내 게임 플랫폼 기업 모비게임즈의 송원영 대표는 "주력 분야인 웹 브라우저 기반 게임에 관심이 많은 북미·유럽권 게임사 관계자를 여럿 만날 수 있었다"며 "한국 개발사의 게임을 유럽 시장에 서비스하려고 하는데, 일부 기업과는 긍정적으로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도 이와 별개로 전시관을 내고 5개 게임사의 게임스컴 진출을 지원했다.
다른 전시장에서는 매년 11월 부산에서 개막하는 지스타(G-STAR)가 해외 게임사 및 관람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 열심이었다.
지스타 부스 앞에서 만난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 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올해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들이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고, 앞으로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게임사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회와 지스타 조직위도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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