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힌 드라마 꺼낸 보람 없었다…촌티 못 지운 '나쁜 기억 지우개'→'우연일까' [TEN초점]

이소정 2024. 8. 24. 1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텐아시아=이소정 기자]

왼=MBN/오=tvN 제공



2년여간 묵혀 있다 최근 빛을 본 작품들의 성적표가 씁쓸하다. 열심히 찍고 어렵게 편성된 노고가 작품에도 묻어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장점보단 단점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2년 전에 찍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서인지 어딘지 모를 촌스러움이 느껴진다.

사진=텐아시아DB



2년 5개월 만에 편성된 MBN 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가 처참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한 '나쁜 기억 지우개'는 1.0%로 시작부터 저조했다. 4회 연속 1%대를 기록하더니 5회에서는 0.5%까지 떨어졌다. 6회는 0.7%를 기록하며 처참한 시청률을 나타냈다.

지난 2일 열린 '나쁜 기억 지우개' 제작발표회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은 김재중은 "촬영 당시 대작, 장르물 위주 작품이 많았던 시기였다. 마침 '로코'의 붐이 부는 시기에 론칭할 수 있어 기쁘다. 촬영을 마치고 편성되기까지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분투해서 찍은 작품인 만큼 기쁜 마음이 크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작품에 대한 업계의 우려는 상당했다. 여자 주인공인 진세연은 다수의 출연작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고 김재중은 배우보다 가수로서 이름을 날린 터. 작품 활동 경험이 적었기에 연기력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진=텐아시아DB



'나쁜 기억 지우개'는 기억 지우개로 인생이 바뀐 남자와 그의 첫사랑이 되어버린 여자의 아슬아슬 첫사랑 조작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는 줄거리기도 했다. 편성 채널조차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중장년층이 많이 보는 MBN에서 '첫사랑'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MBN은 '나쁜 기억 지우개'를 통해 젊은 세대까지 시청층 확대를 노렸으나, 6회 방영분의 시청률을 보아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0%대라는 기록은 기존 주시청층에게까지 외면 당한 셈이다.

사진=tvN 제공



지난 13일 종영한 tvN 월화 드라마 '우연일까?' 또한 촬영을 마친 후 편성까지 1년 넘게 걸렸지만, 아쉬운 기록을 나타내며 씁쓸하게 종영했다. '우연일까?’는 사전 제작 드라마로 지난해 초 촬영을 마쳤으나, 오랜 시간 동안 편성이 나지 않다가 6월 편성됐다고 알려졌다.

'우연일까?' 편성이 확정됐을 당시 채종협이 TBS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로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일으킨 시점이었고, 동일한 시간대 같은 채널에서 방송한 전작 '선재 업고 튀어'가 대박을 터트렸다. 그만큼 '우연일까?'에 쏠린 기대는 상당했다.

그러나 '우연일까?' 1회 시청률 3.9%를 기록한 후 반등 없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방송 내내 2%대 후반과 3%대 초반을 오가다가 마지막 회에선 3.1%로 소리소문없이 매듭지었다. '우연일까?'의 부진 원인에 관해선 10년 만에 첫사랑과 우연히 재회해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가 진부했고, 잔잔한 연출력이 몰입도를 높이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사진=MBC 제공



지난 16일 첫 방송한 MBC 금토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 또한 2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작품으로 알려졌다. 변영주 감독과 변요한의 의기투합으로 화제성호기심을 키웠지만,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백설공주'와 '나쁜 기억 지우개'는 금, 토요일 오후 10시대에 방송하는 작품이다. 안타깝게도 시청률 17.7%까지 고공행진 중인 SBS 드라마 '굿파트너'와 동시간대 방영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매회 호평을 자아내고 있는 '굿파트너'의 추세를 봤을 때, '백설공주'와 '나쁜 기억 지우개'는 남은 회차 동안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

편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많은 이들의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아쉬울 따름이다. 이 작품들에서는 묵혀 있다 나온 보람보다 묵힐 수밖에 없던 이유가 드러났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Copyr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