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옷 갈아입고 30분이면 촬영 끝”…1020 열광하는 100만 유튜버의 영업비밀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8.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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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뷰공업’ 김소정 PD
유튜브 누적 조회수 13억회 돌파
알바·빌런 소재로 1020에 인기
유튜브 콘텐츠로 첫 극장 개봉도

요즘 유튜브에선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극사실주의(하이퍼리얼리즘)’ 문법을 구사하는 콘텐츠가 인기다. 실제 생활에서 있을법한 캐릭터와 상황을 그려내는 영상들이 MZ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나치게 연출되고 과장된 콘텐츠 대신, 드라이하게 현실을 그려내는 크리에이터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꼼꼼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10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을 운영하는 김소정 PD. 사내뷰공업 제공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김소정 PD는 이 분야에서 단연 독보적인 인물이다. 10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을 운영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에서도 숏폼 콘텐츠로 인지도를 쌓고, 유튜브와 영화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는 13억 7000만회에 달한다. 업로드한 영상수(552개) 대비 평균 조회수가 압도적이다.

사내뷰공업을 만드는 김PD의 별명은 ‘인류학자’다. 사람에 대한 세심한 관찰력과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묘사가 돋보여서다. 캐릭터의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거나 개별 영상을 만드는 등 세계관을 만들고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가는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사내뷰공업은 자신의 알바 경험을 바탕으로 알바의 고충은 물론 꿀팁까지 담은 ‘우당탕탕 알바 공감’ 시리즈, 현실에 있을법한 빌런 캐릭터를 묘사한 ‘빌런시리즈’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1996년생 황은정의 학창 시절을 다룬 ‘다큐 황은정: 은정이는 열다섯’ 시리즈는 2000년대 10대들의 문화를 완벽하게 고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속에 철학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것이 사내뷰공업의 콘텐츠가 지속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로 분석된다. 청년들이 누구나 공감하고 한번쯤 겪었을 사회 문제에 대해 인류학자는 과감한 손길로 매스를 들이댄다.

지난달 그는 유튜브를 넘어 극장으로 진출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주인공 황은정이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담은 작품 ‘다큐 황은정’을 영화로 제작해 개봉한 것. 유튜브 콘텐츠를 극장에서 개봉하는 국내 첫 사례다.

요즘 가장 핫한 유튜버, 사내뷰공업을 만나 요즘 유튜브 트렌드와 그의 콘텐츠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 PD님은 어떤 분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사내뷰공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소정PD라고 합니다. 2021년 11월 콘텐츠회사 파괴연구소에 PD로 입사했는데요. 사내뷰공업 첫 영상을 2022년 1월 3일에 올렸으니까 이 채널을 운영한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가고 있네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입사할 즈음 유튜브 쇼츠(Shorts)가 막 뜨기 시작했어요. 저희 회사에서도 쇼츠를 시작해볼까? 하는 얘기가 나왔는데 당시 입사 초반이었던 제가 업무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아마 저를 뽑으실 때부터 염두에 두셨던 것 같기도 해요. 면접 봤을 때 ‘줌 수업 빌런들’ 이라는 자체 제작 숏폼 영상을 소개했는데 그 영상이 꽤나 어필됐던 것 같기도 하고? 면접관 분들께서 ‘아, 쟤는 아무도 안 시켜도 저런 영상을 찍는구나’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계속해서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요.

솔직히 말하면 업무라서 합니다 (웃음) 그런데 대학생 때 아무도 안 시켰는데도 혼자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운영했던 걸 보면 제 안에 무언가를 만들어서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고 싶은 창작 욕구가 있나 봐요. 저는 창작의 완성은 봐주시는 분들의 존재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업무라고 앓는 소리를 낼 때도 있지만 보통은 즐거운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내뷰공업 유튜브 채널 소개. 유튜브 캡처
-요즘엔 주로 어떤 콘텐츠를 올리고 있나요.

저는 주로 1분 미만의 숏폼을 올리고 있는데요 알바 공감, 대학 공감, 회사 공감 등 공감 위주의 콘텐츠가 많아요. 그 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가 알바생의 애환을 다룬 ‘우당탕탕 알바 공감’ 과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빌런 시리즈’예요. 빌런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양한 부캐들을 입체적으로 다듬어서 ‘다큐 황은정’, ‘다큐 김혜진’ 같이 롱폼 다큐 시리즈로 만들어서 올리기도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나요.

가장 큰 사랑을 받은 다큐 황은정 시리즈일 것 같습니다. 사내뷰공업 콘텐츠 중 최초로 크로마키 밖에서 찍은 영상이라서 더 기억에 남기도 해요. 그 전까지는 크로마키 안에서 모든 걸 해결했거든요.

-사내뷰공업 채널이 그토록 인기를 끈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당탕탕 알바 공감’ 시리즈는 대부분 제가 겪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진짜로 그 많은 알바를 다 해봤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안 해본 알바들도 몇 개 섞여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제가 해 본 알바입니다! 구글링해서 얻은 정보가 아닌 실제 경험자의 경험을 토대로 영상을 만들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내용의 오리지널리티를 높게 쳐주시는 것 같습니다.

-영상을 만들기 위해 직접 경험해 본 것이 있을까요?

한창 운동 영상 (스피닝 공감, 맨몸 운동 공감, 필라테스 공감, 요가 공감) 을 유형별로 찍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클라이밍이 유행이었어서 클라이밍 공감을 찍어보고 싶은데 저는 클라이밍 경험이 아예 없는 거예요!

그래서 강남에 클라이밍 일일 체험을 다녀오고 바로 ‘클라이밍 첫날 영상’을 찍었습니다. 비슷하게 플라잉 요가 영상을 찍고 싶은 욕심에 플라잉 요가 원데이 클래스를 다녀온 적도 있네요.

아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내가 만든 최고 콘텐츠
-우당탕탕 알바 공감’ 시리즈와 ‘빌런 시리즈’는 어떻게 구상했나요.

제작 업무를 막 맡게 되었을 때 가장 큰 고민은 ‘나는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잘하는 것도 없는데 어떻게 주3회 새로운 주제로 영상을 만들지?’ 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무난하게 초중고 교육과정을 지나 무난하게 대학에 입학해서 무난하게 졸업한 케이스라 남들에게 인기있을 만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그냥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라 사람들이 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내뷰공업 초반 인스타그램을 보시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영상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웃음)

그러다 어느 날 ‘내가 그래도 알바로는 어디가서 뒤지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보다 특별히 잘하는 건 없지만 남들보다 알바는 많이 해 본 것 같았거든요. 써브웨이 알바, 만화 카페 알바, 카페 알바, 과외 알바, 놀이공원 알바, 매표소 알바, 학원 알바 등등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알바 썰이었는데도 반응이 굉장히 좋은 거예요! 아마 유튜브 쇼츠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아 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많이 없던 것도 조회수에 한몫 했던 것 같지만요. 그 후로 꾸준하게 알바 공감 콘텐츠를 확장시켜나가서 지금의 모습이 됐습니다.

빌런 시리즈는 알바 소재가 슬슬 고갈되어 가고 있다고 느낄 때쯤 시작한 콘텐츠였어요. 주 3회 콘텐츠를 연재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없을까 ‘짱구’를 굴리다가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캐릭터의 서사를 쌓아나가기만 해도 쉽게 새 영상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렇게 다른 주제의 부캐들을 만들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주인공 황은정이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담은 작품 ‘다큐 황은정’. 유튜브 콘텐츠를 극장에서 개봉하는 국내 첫 사례로 주목 받았다. 사내뷰공업
-<다큐 황은정: 스마트폰이 뭐길래> 가 유튜브 콘텐츠로는 최초로 영화관에서 개봉했습니다. 어떤 취지로 시작한 프로젝트인가요.

롯데시네마 쪽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극장에서 개봉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며 먼저 제안을 주셨어요. 마침 다큐 황은정의 새로운 시즌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어서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물론 제작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요.

시사회 날 맨 뒷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엔딩 크레딧에 저와 저희 팀, 회사 이름이 올라가는 걸 보고 뭉클했어요. 우리가 해냈다! 이런 심정이었거든요. 결과가 어떻든 최초 도전에 의의를 두자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목표했던 관객 5000명이 넘어서 더욱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큐 황은정 시리즈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나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을까요?

<다큐 황은정: 은정이는 열다섯> 시리즈를 업로드 했을 때 댓글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셔서 본인의 학창시절 썰을 풀어주셨어요. 지금 찾아보니 시리즈의 첫 번째 영상에는 댓글이 무려 6800개나 달려있네요!

저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게 굉장히 신기하고 재밌더라구요. 유쾌한 댓글 덕분에 영상이 두 배로 재밌어지기도 하구요. 앞으로 다큐 황은정 시리즈에서 목표가 있다면 댓글창을 90년대생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는 거예요.

“제가 주제를 던져드릴테니 여러분 마음껏 놀아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좀 거창한가요?

키워드는 진정성과 근성, 콘텐츠 아이디어는 경험서 나와
-콘텐츠 제작에 있어 철학과 원칙이 있을까요?

저는 최대한 제 경험에 기반해서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진정성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한 나름의 철학이라고 할까요? 그럼 경험이 고갈되면 콘텐츠를 못 만드는 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할 수 있는 경험들이 남아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두려움은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해요.

-일주일에 세 번 영상을 무조건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렇게 하는 이유와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이것도 솔직히 말하면 업무의 일환이라 (웃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와의 약속이었지만 지금은 구독자 분들과의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에 연차를 쓸 때도 숏폼 업로드 날짜는 꼭 지키고 있어요.

영상을 계속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거? 댓글 반응을 보다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해요.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남다른 관찰력의 비결이 있을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주로 제 경험에서 콘텐츠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남들보다 관찰력이 뛰어난 건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주변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편은 아니거든요. 그래도 알바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손님을 많이 만난 게 관찰력에 약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특히 테마파크에서 일할 때 워낙 다양한 손님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사람 보는 눈이 좀 생긴 것 같은 느낌? 콘텐츠 아이디어 측면에서 자랑할 수 있는 건 제가 옛날 일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는 거예요. 학창 시절에 들었던 노래를 틀기만 해도 그때의 상황이 눈앞에서 스쳐지나가거든요.

그때의 분위기, 친구들, 나눴던 대화, 고민 등등이요. 그래서 부캐 콘텐츠를 만들 때 ‘학창 시절 들었던 음악’들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만들고 싶은 콘텐츠와 구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의 간격은 어떻게 줄여가고 있나요.

저는 숏폼 위주로 영상을 올리다보니 구독자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반영해서 새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특정 주제의 영상을 올렸을 때 반응이 좋으면 빠른 시일 내에 그 주제의 콘텐츠를 또 찍죠! 반대로 구독자 분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영상은 잘 안 찍기도 해요 (웃음)

이런 식으로 간격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도 꾸준히 내려고 하는 콘텐츠도 있어요. 바로 오타쿠 ‘황한솔’ 캐릭터의 콘텐츠예요. 황한솔 콘텐츠는 조회수는 잘 나오지 않지만 댓글을 보다 보면 그 캐릭터를 정말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눈에 띄어요.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잊을만하면 황한솔 캐릭터의 새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장안의 화제 ‘사내뷰공업’ 콘텐츠 이렇게 만들죠
-디테일한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숏폼은 전날에 찍을 아이템 정도만 생각해 두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짜요. 전날 주제를 생각하는 이유는 그래야 촬영 소품이나 의상 등을 준비해서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촬영은 회사 내 회의실에서 진행하는데요 크로마키 앞에서 연기하는 형태다보니 30분 이내로 금방 끝나는 편입니다. 매주 3개씩 콘텐츠를 업로드하다보니 이제 숏폼 제작의 달인(?)이 된 기분이에요.

롱폼 콘텐츠도 처음에는 크로마키로 촬영하다 보니 혼자서 제작했는데요. 다큐 시리즈나 예능 패러디 콘텐츠처럼 규모가 큰 콘텐츠를 진행할 때에는 팀원들과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떤 영상을 만들 것인지에 따라 제작 방법을 다르게 채택하고 있어요. 정해진 틀이 없어서 이것저것 많이 도전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영상 콘셉트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들면 웃길 것 같은 아이디어를 그때그때 공유하는 편이에요. 어떤 콘텐츠를 만들겠다! 라는 게 정해지면 그때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는데 저희 영상은 편집 스킬보다 시나리오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힘을 많이 주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나리오 쓸 때가 제일 괴로운데 특히 백지 상태에서 첫 문장을 쓰는 게 제일 어려워요.

-숏폼과 롱폼 제작에 있어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영상의 ‘흐름’이요. 숏폼은 기승전결이 없어도 보시는 분들이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어느 웃긴 한 포인트만을 살려서 찍어도 되고 대사 간의 인과관계가 없어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시죠. 하지만 롱폼은 길이가 긴 만큼 영상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승전결을 신경쓰면서 만들어야 하죠. 그래서 똑같은 알바 공감 영상일지라도 숏폼 10개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보다 롱폼 1개의 시나리오를 쓰는 게 더 힘들어요.

또 기획과 편집에 드는 품이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숏폼은 최대 1분이니 일주일에 3개를 올려도 전혀 부담이 없어요.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네 편을 만들 수도 있죠. 일주일 치 영상을 하루에 다 찍어둘 수도 있어요.

하지만 롱폼은 적어도 10분 정도 하는 영상이다보니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오래 걸리고 편집도 오래 걸려요.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저희 채널은 롱폼 업로드 주기를 정해두고 있지 않은데 그게 오히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기도 해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모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용하는 SNS 플랫폼 별로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고 있나요.

전혀 차별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웃음) 재밌는 영상은 어딜 가도 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으며 세 채널 모두 같은 영상을 동일한 시간에 올리고 있어요. 물론 같은 영상임에도 특정 플랫폼에서 잘 터지고 안 터지고의 차이는 있는데 그걸 지켜보는 것마저 재미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만 별도로 부캐 (김민지, 박세은, 신지유, 제갈혁, 황은정, 황한솔)의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부캐로 촬영한 영상이나 이미지, 챌린지를 올리고 있는데, 덕분에 보시는 분들이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100만 유튜버 되어보니
-채널 구독자들은 어떤 분이고,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구독자 분들은 20대 분들이 많고 채널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시청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 아무래도 제가 20대라 제 감성에 공감해주시는 또래 분들이 많으신 것 같고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느껴봤을 포인트들을 잘 잡아내서 한국 분들이 많이 봐주신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크리에이터 분들처럼 소통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닌데요 기본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다보니 퇴근하면 휴대폰을 잘 안 보게 되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영상 올린 직후에 대댓글을 달아드리는 정도로 소통하고 있어요.

10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을 운영하는 김소정 PD. 사내뷰공업 제공
-크리에이터가 되고 나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을까요? 안 좋은 점은요.

저희 부모님도 제가 만드는 영상을 아실 때. 그리고 부모님 지인의 자녀 분들이 제 팬이라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해요.

얼마 전에 사내뷰공업의 부캐 황은정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 황은정: 스마트폰이 뭐길래> 가 극장에서 개봉했거든요. 부산 무대인사 때 부모님이 보러 와주셨는데 많은 관객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저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부모님의 표정을 보면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약간 눈물이 날 것도 같아서 일부러 부모님 쪽을 잘 안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하하.

안 좋은 점은 예상하시는 것처럼 얼굴이 알려짐에 따라 겪는 일들인 것 같은데요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직업의 좋은 점만 다 가질 수는 없잖아요. 유명해지는 대신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큰 스트레스는 없어요. 그리고 저는 저를 보고 반가워하면서 사진 찍자는 분들 보면 행복하거든요. 내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다니! 정말 아름다운 일눈 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만 팔로워를 보유한 크리에이터가 된 이후 바뀐 것이 있을까요.

카페나 식당에서 가끔 알아보시고 서비스를 주시는 것? 길을 걸어갈 때 사진 요청을 받는 것 정도? 그 외에 제 삶은 달라진 게 거의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고 운동을 하고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잠드는 삶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요 제가 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삶을 단조롭게 만드는 것도 있어요.

-주위 가족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초반에는 신기해하다가 지금은 적응한 것 같아요. 그래도 유재석 님과 같이 촬영했을 땐 엄청 신기해하긴 하더라고요 (웃음) 그건 저도 신기했어요.

목표는 “눈 앞에 주어진 일, 하루하루 열심히”
-하루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루틴이 있을까요.

운동입니다. 저의 일상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숨이 찬 운동을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져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는 것 같아요.

-유튜브를 통해 얻은 것이 있을까요.

자신감이요. 그 전까지는 스스로 잘하는 게 딱히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유튜브를 하면서 저도 몰랐던 저의 재능(?)들을 발견하게 됐어요.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1020에게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을까요.

인플루언서라는 건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잖아요. 연예인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제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께 긍정적인 영향을 드리고자 나름대로 노력 하고 있어요. 개인 인스타그램에 운동하는 영상을 자주 올린다든가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나가는 부캐의 다큐를 만든다든가 하는 방식으로요.

제 영상의 주 시청자층이 10대-20대로 저보다 어린 분들이 많으셔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책임감이 생긴 것도 같아요. 그 결과 지금의 사내뷰공업 채널이 된 것 같은데 인플루언서라는 말 그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시고 그 부분을 좋은 쪽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걸 추천드려요.

10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을 운영하는 김소정 PD. 사내뷰공업 제공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원래 살면서 목표를 딱히 세우지 않는 타입이라 큰 목표는 없지만 그저 눈 앞에 주어진 일을 하루하루 열심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오늘 할 일을 마무리하고 땀 흘려 운동하고 개운하게 잠을 청하는 삶을 앞으로도 꾸준히 반복하며 살고 싶어요.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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