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도 없는’ 스프링클러…공동주택 불나도 작동률 15%뿐

오연서 기자 2024. 8. 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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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동주택의 절반 이상이 지난 23일 큰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게 다친 부천의 한 호텔처럼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2만3401건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된 경우는 15.6%(365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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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있는 곳 세 곳 중 한 곳꼴
22일 오후 경기 부천의 한 호텔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인명 수색과 화재 진압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이 불로 7명이 숨졌고 다른 투숙객 등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전국 공동주택의 절반 이상이 지난 23일 큰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게 다친 부천의 한 호텔처럼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에 스프링클러가 있어도 실제 불이 났을 때 작동한 경우는 15%에 불과했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2만3401건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된 경우는 15.6%(365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발생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325명, 2477명이었다.

지난 2017년 소방시설법이 개정돼 이듬해부터 6층 이상의 모든 신축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설비가 있어도 정상 작동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률은 2019년 13.2%, 2020년 14.7%, 2021년 14.8%, 2022년 16.8%, 2023년 18.6%로 매년 높아지고 있으나, 10%대 수준에 머물렀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도 이후 소방당국 등의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아 아예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도 많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전국 공동주택 단지 4만4208곳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비율은 35%(1만5388곳)였다. 이번에 불이 난 부천 호텔도 2004년 준공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객실에 관련 시설이 없었다.

양 의원은 “최근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스프링클러의 설치나 작동 미흡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노후 건축물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과 스프링클러에 대한 관리강화 등 대안을 충실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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