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고시엔 첫 우승…일본 전역에 한국어 교가
[앵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며 기적의 역사를 썼습니다.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는데요.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간 23일,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이 열린 효고현의 한신고시엔구장.
교토국제고가 연장 접전 끝에 극적으로 승리를 확정하자 응원 나온 학생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성을 울립니다.
<현장음> "우와! 우와!"
이어서 관례에 따라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집니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선수들과 응원 나온 학생들이 함께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은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습니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립니다.
올해도 일본 전역에서 3천440여 개 팀이 참가했지만, 49개 학교만 본선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가 이 바늘구멍을 뚫고 정상에까지 오른 건 기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백승환 / 교토국제고 교장> "106회 일본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고국의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본에 계신 동포분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교토국제고는 중 고교생을 모두 합해 학생 수가 160명가량인 소규모 한국계 학교입니다.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입니다.
현재는 재적 학생의 65%가 일본인, 한국계가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는 "한일 협력을 상징하는 교토국제학원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일 양국 국민에게 가슴 깊이 간직될 빛나는 감동을 선물했다"며 축하 메시지를 건넸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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