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처럼 뒤집힌 에어매트…전문가들도 "이례적" 제 기능 못한 이유가
[앵커]
8층 객실에 고립된 투숙객 2명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살려고 뛰어내린 에어매트가 뒤집혀 결국 2명 모두 사망했습니다.
이렇게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또 이렇게 고층에서 탈출할 때 에어매트를 쓰는 게 맞는지 강버들 기자가 자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강버들기자]
객실에 고립된 남성은 창문 열고 소리쳤습니다.
[807호!]
구조대는 지상에 에어매트를 펼쳤습니다.
[뛰어내려야겠다. 안 되겠다. 뛰어내려야 돼.]
창문에 매달리다시피 했던 여성, 20여m 아래 에어매트로 뛰어내립니다.
매트는 크게 들썩이며 바닥을 보입니다.
바로 이어 뛰어내린 남성은 매트 바닥 면에 부딪힌 뒤 땅에 떨어집니다.
여성이 떨어진 뒤 에어매트는 마치 딱지처럼 뒤집혔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분석해 봤습니다.
매트를 설치한 바닥은 주차장 입구 경사면이었습니다.
한쪽이 들렸습니다.
거의 벽과 붙어 낙하한 여성은 매트 가장자리에 떨어졌습니다.
그 무게로 기우뚱 매트는 뒤집혔습니다.
남성은 매트가 거의 선 상태인 걸 확인하지 못하고 뛰어내렸습니다.
소방과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습니다.
[조선호/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 : 인원이 부족해서 일부 사람은 있었는데 딱 잡아주고 하지 못했습니다.]
왜 매트를 안 잡았냐는 지적에 소방은 뒤늦게 이 에어매트는 잡고 있지 않아도 되는 장비라고 설명했습니다.
고가사다리차는 길이 좁고 주차된 차량이 많아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
불이 난 호텔 높이는 29.4m입니다.
희생자들은 20여m 높이에서, 가로세로 4.5, 7.5m 크기에 사람 키보다 높게, 다 부풀어 있는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리고 앞서 보신 것처럼 매트가 뒤집혔는데요.
애초 이런 고층 사고엔 에어매트 쓰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에 쓴 매트는 4층에서 10층 높이에 쓰도록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되도록 15m 이하, 5층 높이 정도까지 사용하도록 권고하고요.
전문가들은 에어매트 자체가 "다른 모든 구조 방법이 막혔을 때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순간, 어떻게 뛰어내려야 그나마 안전할까요.
최대한 매트 가운데로 뛰어내려야 하는데 머리를 감싸고 엉덩이부터 닿도록 해야 합니다.
반드시 한 명씩 뛰어야 하고요.
시간 차를 두지 않고 연달아 뛰면 안 됩니다.
또 앞 사람이 매트 밖으로 빠져나가 원래대로 부풀어 오른 걸 확인한 뒤 뛰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고층일수록 가운데로 뛸 확률은 더 떨어집니다.
[최영상/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긴장된 상태에서 그걸 맞추는 거는 거의 불가능하죠. 3층, 4층 이런 정도만 돼도 어느 정도 맞춰 내릴 수 있는데 층수가 높아질수록 그걸 조절하는 게…]
5층 이상 10층 이하에선 그나마 완강기가 에어매트보단 안전합니다.
부천 호텔 일부 방에는 이런 완강기조차 없었습니다.
[화면출처 에펨코리아 / 영상디자인 조성혜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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