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 의혹' 외인은 잊어라…삼성 초대박 해결사 등장, 최신형 스마트폰 선물이 아깝지 않다
[스포티비뉴스=대구, 윤욱재 기자] 이제 보니 삼성에 꼭 필요한 '해결사'였다. 삼성 새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28)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 될까.
디아즈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와의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결승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디아즈가 가장 빛났던 순간은 역시 8회말 공격에서였다. 삼성은 8회말 이재현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디아즈는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을 맞았다. 디아즈는 박진의 시속 145km 직구를 때렸고 타구는 우중간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투런포였다. 삼성은 디아즈의 한방이 터지면서 5-3 리드를 잡았고 결국 5-3으로 승리, 단독 2위 자리를 수성했다.
사실 삼성은 외국인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팀이다. 삼성이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72경기에 나와 타율 .294 4홈런 36타점을 기록하면서 준수한 타격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파괴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컸다. 때문에 삼성은 루벤 카데나스와 교체를 단행했고 카데나스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는 등 7경기에서 타율 .333 2홈런 5타점을 기록, 삼성이 환호했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거듭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라인업에서 빠지는 일이 잦았던 카데나스는 '태업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카데나스는 지난 6일 대구 한화전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또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삼성도 더이상 '동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의 선택은 디아즈였다. 삼성은 지난 14일 디아즈와 연봉 5만 달러, 인센티브 2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 등 총액 17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아즈는 삼성과 계약을 맺은지 열흘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임팩트가 상당하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5경기에 나온 디아즈는 타율 .350(20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면서 삼성의 새 해결사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경기 후 디아즈는 "개인적으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첫 경기였다. 나름 첫 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야구장이 타자 친화적이라고 알고 있어서 그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라면서 "동점 상황이었고 어떻게든 최대한 공격적으로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앞선 타석에서 안 좋은 공에 헛스윙을 했다. 그래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만 강하게 쳐보자,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만원 관중이 모인 '라팍'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 넣은 한방이었다. "많은 관중들이 온 것을 알고 있다. 관중들이 보내주는 에너지를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는 디아즈는 "앞으로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할텐데 그 무대에 가서도 팬들의 응원을 받아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디아즈는 홈런을 터뜨리고 유쾌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바로 모그룹 삼성전자의 최신형 폴더블폰(갤럭시 Z 폴드)을 연상하게 하는 동작을 취한 것. "핸드폰과 관련한 세리머니가 맞다. 구자욱에게 내가 이런 세리머니를 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허락을 해줘서 하게 됐다"며 웃음을 지은 디아즈. 삼성은 경기 후 디아즈에게 해당 폴더블폰을 선물로 주면서 디아즈의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이렇게 빨리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외국인타자가 또 있을까. 디아즈가 이처럼 괴물 같은 적응력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진만 삼성 감독은 "디아즈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다. 조금 생소한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니까 대처 능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라면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외국인타자 없이 경기를 하다가 디아즈가 들어오면서 확실히 타선의 무게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장타와 단타는 물론 우리가 타점이 필요할 때 득점권 상황에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유도 궁금했다. "처음에 한국 투수들의 성향이 어떤지 공부를 했고 몇 차례 타석에 들어서니까 투수들이 나를 어떻게 상대할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은 것 같다"는 디아즈는 지난 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호세 피렐라로부터 "삼성은 KBO 리그에서 최고의 팀 중 하나다. 한국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 그것을 알고 가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은 것 또한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피렐라는 2021~2023년 삼성에서 뛰었던 선수로 2022년에는 141경기에 나와 타율 .342 28홈런 109타점 15도루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삼성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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