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6년간 서울·수도권에 42만 호 신규 주택 공급?···"8·8 부동산 대책, 수도권·지역 양극화 부추길 것"

도건협 2024. 8. 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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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하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이른바 '8·8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과 인근 지역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신규 택지를 공급하는 방법 등으로 6년간 서울과 수도권에 42만 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한다는 건데요.

과연 수도권 집값을 잡을 수 있겠냐는 의문과 함께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를 더 부추길 거란 비판이 나옵니다.


정부 "향후 6년간 서울·수도권 42.7만 호 공급"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여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안정화의 핵심은 수요에 부응하는 충분한 주택공급과 적정 수준의 유동성 관리에 있다며 향후 6년간 서울과 수도권에 총 42만 7천 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먼저, 서울·수도권 중심 선호도가 높은 입지에 21만 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울 인근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8만 호 이상의 신규 택지를 발굴해 충분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또 빌라 등 비아파트를 11만 호 이상 신축매입임대로 신속히 공급하고 이에 더하여 서울의 경우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축매입임대를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 공급 계획이 이미 확정된 21.7만 호 규모의 주택을 실수요자에게 최대한 조기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가칭)을 제정해 재건축‧재개발 추진 기간을 3년가량 앞당겨 향후 6년간 서울 도심 등 17.6만 호의 주택을 조기에 착공하고,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2025년까지 착공하는 경우 미분양 주택을 LH가 매입하는 등 4.1만 호가 조기 공급되도록 유도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겁니다.

서울 집값을 잡는 데 초점이 맞춰진 만큼, 서울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합니다.

여기에다 재건축·재개발 촉진, 빌라 등 비아파트 신축매입임대 확대 등의 대책을 추가로 발표한 건데요.

주택산업연구원장 "빌라는 효과 나타날 수 있지만···아파트 관련 대책은 효과 보기 어려워"
하지만 주택건설업계를 대변하는 연구기관에서조차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냅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지난 8월 8일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해 과거 정부들보다 비교적 시장친화적인 대책들이 포함되었지만, 효과 면에서는 좀 엇갈린다고 말했습니다.

빌라 등 비아파트의 경우는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는 대책이 많지만, 주거의 70%를 차지하는 아파트 관련 대책은 바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게 많다고 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아파트이고, 1~2년 내의 아파트의 공급을 늘릴 대책은 없어 보여서 걱정이라는 겁니다.

아파트는 공사비 현실화 문제가 있고, PF 조달이 어려워서 인허가도 못 받고 분양도 못 하는데 관련 대책이 빠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집값 상승의 4대 요소로 금리, 경기, 수급, 정부 정책을 꼽았는데, 현재 집값이 떨어질 요소가 하나도 없다며 나중에 문제가 터져서 잡을 수 없을 때 대책을 펼치기보다, PF대출, 브릿지론을 선제적으로 신용보강조치를 공적 기관에서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빠져있기 때문에 공급이 안 되는 건데 정부의 '8·8 부동산 공급 대책'은 문제의 핵심을 짚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보면 도심 아파트 공급 획기적 확대 해놓고 정비사업 속도 제고, 노후 도시계획 정비, 이거는 앞으로 6~7년 지나야 2030년 넘어가야 공급이 되는 대책이에요. 이 대책을 지금 해서 뭐합니까?"


"8·8 부동산 공급 대책, 수도권·지역 부동산 양극화 부추길 것"
8·8 부동산 공급 대책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란 진단도 나왔습니다.

서울 집값은 지난 3월 이후 8월 첫째 주까지 20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반면 대구는 6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이 9,738가구로 2023년 2월 이후 16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9월 발표되는 7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만 가구를 넘을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 억제 없이 공급만 늘리면 매수 심리가 서울 쪽으로 더 쏠린다는 겁니다.

이병홍 대구과학대 부동산과 교수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들썩하고, 또 이 부동산이라는 게 정책을 발표하더라도 실행되는 시점은 사실은 5년 길면 10년 이게 현실화하거든요. 그러니까 심리를 부양할 수도 있고 억제하는 요인이 어떻게 보면 정책적 효과의 1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수도권의 주택 경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니까 앞으로 이런 공급을 하겠다고 해놨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지방은 우리 특히 대구 지역 같은 경우에는 서울하고 달리 지금 경기가 아주 안 좋잖아요. 미분양이 너무 많다 보니까 주택 공급 정책을 얘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단지 지금 상황에서 오히려 저렇게 서울 쪽에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얘기를 하게 되면 그 심리가 매수 심리가 오히려 서울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많아요. 이제 (매수) 심리가 서울 쪽으로 이전해 버릴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오히려 이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사실 더 늘어지는, 그렇게 영향을 미칠 겁니다, 분명히."

정부가 이번에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내놓은 거의 유일한 대책은 CR 리츠, 즉 기업구조조정 리츠입니다.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임대하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분양하는 방식인데, 효과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송원배 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이사 "이 사람들도 투자를 받아서 여기다가 매입해서 임대를 놔야 하는데 매입한 걸 과연 임대료를 제대로 넣을 수 있겠나? 투자 수익률은 고사하더라도 나중에 이제 팔았을 때 양도 차액을 노리고 할 텐데 그러면 대구에 지금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선뜻 구매가 가능할까 이걸 생각해 보면 선뜻 구매가 당기지 않고…그다음에 이제 종합부동산세에 배제해 줄게 이 정도 혜택 가지고는 CR리츠에서도 (대구) 아파트를 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대책이 정말로 서울 수도권의 공급 촉진을 위한 대책이었고 지방에서 원하는 또 지방에서 요구하는 목소리는 덜 담았다 이래 보이고 전체적으로는 미흡하다고 보입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히려 미분양 주택을 살 때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감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세 완화 등이 실수요자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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