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익숙해지면 떠난다”…한국 제조업의 현실 [창+]
[시사기획창 '니산의 대한민국은 아직 없다' 중에서]
김수로왕릉이 자리잡은 김해시 역사지구이자 구도심 왕릉과 동상시장, 김해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삼각 기점으로 연결한 이 구역은 경남권 최대 외국인 거립니다.
외국인들을 위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송금, 택배, 대출, 미등록체류자도 쓸 수 있는 선불폰.
각종 서류 처리를 도와주는 행정사 사무실 등이 즐비합니다.
내국인들에겐 간단한 일이 외국인들에겐 종종 어려워지기 때문에 특별한 서비스들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네스티/인도네시아인
(기자: 앱을 이용해 스스로 송금하면 될 텐데, 왜 여기에 오죠?)
“신분증이나 여권을 사장님이 가져 간 경우도 있거든요, 이는 큰 문제가 되고 어렵지요”
행정사들이 처리를 대행해주는 업무 중에도, 평일에 시간만 된다면,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이종훈/ 행정사
(기자: 평일에 시간을 못 내서 오시는 분도 있는 거군요?)
“그게 아마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중에는 정해진 근로활동을 해야 하고, 또 여러 가지 근로지에서 이탈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인에 비해서”
이곳에서는 지금 내국인과 외국인이 어우러지며, 한국에 이주민들이 늘어났을 때의 다양한 비즈니스가 새롭게 성장 중입니다.
<인터뷰> 유혜영/ 우즈베키스탄 전문 서비스업 대표
(기자: 거의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신 거네요)
“그렇죠 13년전에는 이런 업을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되고. 처음에는 저희도 어떤 물건을 많이 사는지를 몰라서 실패도 많이 하고 이 물건, 저 물건 갖다 놨지만, 지금은 저희가 어떤 물건들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 (011145) 우즈벡 친구가 파트너가 돼가지고 저희를 많이 도와줬죠”
(기자: 택배가 엄청 빨라요?)
”빠르죠, (집까지) 일주일 안에 들어가죠“
(기자: 특별한 노하우이신가 봐요.)
”그렇죠, 저희도 이거를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요“
(기자: 그러면 어떻게 하는지는 공개하실 수 있나요? 비밀인가요?)
"비밀입니다"
<인터뷰> 동진우/경남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 김해지역의 특성상 중소기업들, 특히 대기업에 납품을 하거나 규모 자체가 영세한 기업들이 많이 밀집이 되어 있다 보니까 외국인 근로자들이 실제 생산활동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옆에 문화적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창원과 부산이 있다는 점, 농어촌에 비해서 훨씬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다 보니까, 외국인분들의 선호도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김해산단의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지난 20년간 조금씩 늘려온 외국인노동자가 이제는 35명, 생산직의 80%에 이릅니다.
내국인 노동자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기능요원부터 마이스터고교와의 협약까지 안 해 본 게 없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이제 외국인들 없이는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 지나 / 30세,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주말도 항상 토일, 일요일 특근 있어요.
(기자: 돈 많이 벌겠네요)
“네, 조금 많아요”
(기자: 엄마한테 보내고 있어요?)
“네, 다 보냈어요, 항상 한달 350만원 받으면 제가 300 전부 다 했어요"
(기자: 여기 일은 힘들지는 않아요?)
”가끔 조금 힘들어요, 그런데 월급 나오면 기분이 좋아요, 괜찮아요“
(기자: 한국에 계속 있고 싶어요?)
”제가 그럼 하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할 수 있어요? 몰라요.“
(기자: 살고 싶어요?)
”비자, 비자 때문에 그럼 계속 안 돼요.“
고용허가제에 의해 단순노무인력 비자, E9으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4년 10개월씩 최대 2차례까지 체류하면 더이상 한국에 머물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성광/ (주)엠씨티 경영기획실 팀장
"아무래도 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다 제조 현장은 힘듭니다. 고맙죠, 또 악착같음에 보답하고 싶고, 저희도 항상 그런 마음입니다. 같이 가고 싶고 한국화됐으면 좋겠고"
<인터뷰> 강상욱/ 김해상공회의소 정책부장
와서 적응된 외국인 근로자가 진짜 이제 그 기업에 뭐 익숙해질 때쯤 되면 이제 무조건 제도상으로 돌아가야 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이게 굉장히 좀 어려운 부분으로”
이 플라스틱 사출 공장도 내국인들이 떠난 지는 오래됐습니다.
요즘엔 외국인을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져 그나마 한국에 오래 살 수 있는 결혼 이민자 이른바 ’외국인 신부‘들을 많이 채용했습니다.
둘째를 임신 중인 똠디후안은 출산 한달 전까지는 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인터뷰> 똠디후안 / 결혼이민자
“신랑도 혼자 힘들어서 그렇게 같이 해야지애기 키우고 생활비 많이 필요해요, 돈 많이 필요하지 가족 때문에 파이팅 해야 돼"
결혼이민자 중에도 체류가 불안정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이를 낳았지만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이혼을 한 경우 아이가 성인이 되면 돌아가야 합니다.
<인터뷰> 베트남 결혼이민자
”아들 18살 되면 베트남 가야 돼요. 어쩔 수 없어요. 살고 싶어도 안 돼요. 돌아가서 나중에 와서 여기서 그냥 여행을 와서 아들 보고"
<인터뷰> 최인호 /인성산업 대표
“생산주임, 반장들은 다 외국인들로 구성돼 가 있습니다. 앞으로가 아주 근본적으로 문제죠, 외국인력이 고용이 가능할까, 그게 걱정이죠”
방송일시: 2024년 8월 20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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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에스더 기자 (stell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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