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 사고 급증하는데… 허술한 면허갱신제도

안형철 기자 2024. 8. 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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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4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서울시청 역주행 사고 등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망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경기도 역시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석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광역시지부 안전교육부장은 "현행의 갱신제도에서는 중증의 치매환자만 걸러지고 있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조건부 면허와 더불어 면허 갱신 이전에 다시 운전면허 시험을 보는 것도 실제 주행능력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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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도내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 ‘9천170건’
현행 주행능력 평가하는 갱신제도 실효성 지적
전문가 “선진국 수준의 검사제도 강화해야”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 이미지투데이

 

#1. 지난해 11월 10일 오후 2시20분께 안산시 대부도 한 도로에서 승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1t 화물차와 추돌했다. 승합차 운전자는 80대 A씨. 이 사고로 A씨는 숨지고 화물차 운전자 B씨는 중상을 입었다.

#2. 지난달 9일 오전 8시23분 수원시 화서동 한 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중앙선을 침범해 정차해 있던 경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경차로 밀리며 뒤에 있던 차량 3대가 연쇄추돌했고 70대 운전자 C씨를 포함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7월 14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서울시청 역주행 사고 등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망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경기도 역시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현행 고령운전자의 주행능력을 평가하는 면허 갱신제도는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경기도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사고는 2019년 6천445건에서 2023년 9천170건으로 42.2% 급증했다.

같은기간 전국은 3만3천239건에서 3만9천614건으로 19.9% 증가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해 경기도에서 2배 이상의 고령운전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다른 20~50대 연령대 운전자들의 사고가 10~20% 수준의 감소추세에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또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65세 이상 운전자는 2019년 333만명에서 2023년 474만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2023년 기준 경기도 내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10만명으로 전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았다.

운전면허보유자수에 사고발생건수를 대입해 추산한 사고율 역시 65세 이상 운전자가 높았다.

65세 이상 사고율 0.83%로 0.4%대의 다른 연령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으며 50대 사고율은 0.58%, 61~64세 사고율은 0.72%로 고령층으로 갈수록 사고율이 늘어나고 있다.

고령운전자의 사고가 늘어나자 정부 역시 고령운전자 면허 갱신제도를 도입했지만 그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현행의 고령운전자 면허 갱신제도에서는 75세부터 3년 주기로 치매검사와 약식의 인지검사 등만 마치면 면허가 갱신되고 있다.

고령운전자 사고의 상당수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해외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검사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프랑스는 60세부터 2년주기로 적성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은 70세 면허가 만료되고 3년주기로 갱신하되 필요 시 운전능력을 재평가 한다.

일본은 70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모의주행과 실차주행을 실시해 70점 이상만 확인서를 발급한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에서 고령운전자 면허 갱신제도는 한국보다 더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제도 강화에 대해서는 공통의 시각을 보이는 한편 추가적인 해법에서는 각기의 다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의석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광역시지부 안전교육부장은 “현행의 갱신제도에서는 중증의 치매환자만 걸러지고 있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조건부 면허와 더불어 면허 갱신 이전에 다시 운전면허 시험을 보는 것도 실제 주행능력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영 교통대학교 교통정책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반발을 최소화 하면서도 인지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검사의 확대를 제안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면허갱신 제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헐겁게 운영되고 있다”며 “실차주행, 검사강화, 갱신주기 단축 등 제도강화를 기본방향으로 하고, 단기적으로는 일본에서 도입해 효과를 본 페달오작동 방지장치를 도입한다면 사고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안형철 기자 goahc@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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