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가죽공예' 작가 나다영, '버린 가죽' 예술품으로.."마법의 손재주"(1편)
'베지터블 레더(Vegetable Leather)' 사용 작업
세계적인 환경보호 예술운동 실천..작품 제작
20일~9월 3일 광주 우제길미술관서 개인전
[예·탐·인]'가죽공예' 작가 나다영, '버린 가죽' 예술품으로.."마법의 손재주"(1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가죽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최고급 명품으로 통합니다.
그래서 문명인의 사랑을 받는 애장품인 동시에 인간 탐욕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인류의 문명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욕구의 충족 이면에는 숱한 생명의 희생과 자연환경의 침해를 담보로 합니다.
이처럼 현대인의 가죽 사랑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2차, 3차적 환경오염과 피해를 막고 줄이는 실천적 예술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가죽공예 작업을 하는 나다영 작가는 '버려지는 가죽'을 모아 다시 예술작품으로 환생 시키는 마법의 손재주를 가진 예술가입니다.
나 작가는 현재 세계적인 환경보호 예술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명 '베지터블 레더(Vegetable Leather)' 작업에 집중하여 보다 가치 있는 예술창작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동물을 사육, 도살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 껍데기에서 화학적 공법을 배제한 순수 자연방식으로 처리해 얻은 가죽만을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의류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가죽공예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나 작가는 다음달 3일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우제길미술관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엽니다.
◇ 가죽 조각들 모아 마음의 조각으로 작품화
- 가죽 공예를 하게 된 계기
"가죽 소재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가죽공예의 진정성에 대한 저의 고민을 대변합니다. 다양한 재료로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저렴하고 편리한 대안들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을 뿌리칠 용기, 그리고 그 재료를 대하는 작가의 진심으로부터 진정성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진짜 가죽을 고집해야만 하는 이유 속에서 가죽공예의 진정성을 찾아왔습니다."
- 가죽 재료의 장점
"가죽은 동물의 주름과 상처, 매끄럽지 못한 표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에 아름답습니다.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가려내거나 비슷하게 모방한 소재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가죽이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당연한 특성이 아름답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합니다."
- 작업의 핵심
"동물의 주름과 상처를 부각시켜 작품을 만들고 그 안에 스토리를 담아냅니다. 스토리는 순간의 감정들을 새로운 시각 안에 담아낸, 저의 평범한 일상입니다. 가죽으로 표현된 저의 평범한 일상이 가죽공예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공유해 줄 수 있길 바랍니다."
- 공예 작업의 시작
◇ 패션디자이너에서 가죽공예 취미에 빠져
- 공예작업에 만족하는지
"반복이 만들어내는 예외는 디자이너 직장 생활 속에서 느꼈던 반복의 지루함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업이 되었고 어느덧 가죽공예가10년 차가 되었습니다. 나의 작업 과정이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는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작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작업할 때 마음가짐
"결과의 인정보다 과정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습니다. 결과는 과정에 비해 그럴듯해 보일 수 있지만 과정은 그럴듯해 보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작업 과정의 가치를 작품에 담아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작은 과정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작업을 이어 나갑니다."
- 진정성 있는 작품에 대해
"재료를 대하는 작가의 용기와 진심, 재료의 가치를 돋보이게 해주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담긴 작품 안에 공예의 내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나 작가에게 공예란
"대량 생산의 가능성이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버린 시대입니다. 몇 초 만에 작가의 작품은 제품이 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이를 역행하는 공예는 보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순수한 아름다움에 대해
◇ "스토리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이와 소통"
- 스토리를 담는 방법
"상처난 가죽 그대로 작품을 만들고 그 안에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스토리는 액자 속에 담긴 가죽의 단점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였고 궁금해 하게 만들었습니다. 스토리를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이와 소통하게 된 것입니다. 이 소통 가운에 공예의 내일을 위한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개인전 주제 '마음 조각' 의미
"쉽게 꺼내놓지 못해 왜곡되어 버린 마음 조각의 직면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적절한 쓰임이 있을 것이란 기대로 버리지 못한 가죽 조각들이 언제부턴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무거운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조각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뒤엉킨 모습은, 마치 오랫동안 꺼내놓지 못해 왜곡되어버린 저의 마음 조각과 닮아 있었습니다. 모두 꺼내 펼쳐내니 비로소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 작업의 목표
"변형된 모습과의 직면은 인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인정하고 나니 놀랍도록 마음이 가볍고 시원해졌습니다. 쉽게 꺼내놓지 못했던 저의 마음 조각을 이번 전시에서 용기 있게 꺼내봅니다. 개인적인 직면을 넘어서 더 넓게 드러내 보인 저의 용기가, 다른 누군가가 그의 마음 조각과 직면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되길 바라봅니다."
- '베지터블 레더'(Vegetable leather)에 대해
"동물 가죽이 맞습니다. 베지터블 레더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거는 이 동물로 생산해내는 가죽을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고 가공하고 염색하느냐에 따라서 구분이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쓰는 거는 대부분 소가죽의 베지터블 방식으로 생산이 된 가죽들이고요. 제가 쓰는 거는 베지터블 가죽인데 동물 실제 피(껍데기)로 만든 겁니다."
- 이 가죽을 쓰게 된 계기
"제가 이 가죽을 많이 알리고 싶고, 단점을 이렇게 받아들이면서도 쓰고 싶은 이유는 이 베지터블 레더라는 이름이 이태리의 리나펠레라는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름입니다. 그들은 동물 피를 얻기 위해서 동물을 도살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요. 그래서 먹기 위해서 도살된 동물 가죽에서 피를 생산을 하거든요."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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