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방사선 치료는 "선택 아닌 필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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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기고자 - 김주리 대림성모병원 유방암병원장 겸 방사선종양센터장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수많은 여성이 진단받는다. 유방암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호르몬 요인,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하다. 특히, BRCA1과 BRCA2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유방암 치료에 있어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3대 암 치료법으로 꼽히는 것이 있다. 바로 방사선치료다. 높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방사선을 이용해 인체 내 암세포를 파괴하고 성장을 멈추게 하는 치료법이다. 방사선을 몸에 조사하면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필수인 핵산이나 세포막 등에 화학적 변성이 생기는데, 이를 통해 정상세포의 손상은 줄이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
유방암에서 방사선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유방을 전체 절제하지 않는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유방암의 부분 절제는 여성 유방암 환우들에게 신체의 상실감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암 치료로 인한 신체적인 부분뿐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유방 보전 수술 후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듯, 유방암 병소가 눈에 보이거나 영상 검사상 보이는 암을 제거하였더라도 그 주변에 암세포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절제의 경우에도 방사선치료는 완치율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준다.
겨드랑이 림프절에 전이가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림프절 절제 개수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부위를 방사선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림프절 절제를 확대하는 것과 비교할 때 치료 결과는 동등하고 림프부종과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림프절 전이가 있는 고위험 환자군에 방사선치료를 추가하면 국소 재발률을 20% 정도 감소시키고 생존율 역시 향상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뿐 아니라 전체 암의 생존율이 증가한 것은 정기검진으로 인해 암의 조기 진단율이 높아지고,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등의 약물 치료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최첨단 방사선 치료기법인 표면 유도 방사선치료(Surface Guided Radiation Therapy, SGRT)가 상용화돼 주목받는다. 고해상도 3D 카메라를 사용해 환자의 피부 표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방사선 치료의 정확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기존 방사선치료는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환자의 몸에 마커를 부착하거나 잉크로 표시해야 했다. 치료가 진행되는 한 달 내외 기간 마커를 유지해야 했다. 샤워나 목욕에 대한 제약은 물론, 피부에 표시된 방사선치료 마커를 직접 볼 때마다 심리적으로 더 위축된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있었다. 그러나 표면 유도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며 환자가 늘 감내해야 했던 불편함이 대폭 감소하고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의학 기술이 발전하며 방사선치료 부작용이 현저히 줄었지만, 방사선 자체에 대한 환자의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은 여전하다.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선이 비교적 고선량이긴 하나, 신체의 작은 부분에 치료 목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방사선치료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다양한 환자에게 시행되었으며, 치료 결과와 부작용 등 안전성은 모두 입증돼 있다.
특별히 유방암 방사선치료 때문에 식사를 달리해야 한다든지,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든지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과 치료 후 2~3개월까지는 치료받은 부위 피부가 약해져 있을 수 있으므로 사우나 또는 온열치료처럼 과도한 열감으로 인해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는 활동은 지양해야 한다.
암에 걸리면 사공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뭐가 좋다 나쁘다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방사선치료 자체가 힘든 치료 부위도 있긴 하나 최신 방사선 치료법은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감소했지만, 안전성과 효과가 현저히 향상돼 치료 예후가 좋다. 방사선 치료 전, 선입견을 갖기 보다는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의 후 결정하길 권한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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