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뒤축에 뜬금포 고리, 써보니 편하네…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홍성윤 기자(sobnet@mk.co.kr) 2024. 8. 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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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운동화 뒤축 부분에 달린 고리로 신발을 손쉽게 신고 벗는 용도로 쓰인다.

'잡아당기는 고리'라는 뜻의 풀온 루프(pull-on loop), 풀 루프(pull loop)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다른 이름인 부트스트랩(bootstrap)은 원래 목이 긴 장화의 뒷부분에 달린 고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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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사전 - 32] 운동화 뒤축 부분에 달린 고리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 야심찬 발명과, 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 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그거사전]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운동화 좀 구겨서 신지 말고.” 어머니의 핀잔에 “힐 풀 탭 달린 운동화 좀 사주세요”라고 답하지 말자. 등짝 맞기 딱 좋다. [사진 출처=아디다스]
명사. 1. 힐 풀 탭, 풀 탭 2. 힐 루프, 풀온 루프, 풀 루프, 핑거 루프 3. 부트스트랩 【예문】“무슨 집에 구둣주걱 하나 없냐” 친구는 핀잔을 주면서, 운동화의 힐 풀 탭을 잡아 당겼다.

힐 풀 탭(heel pull tab)이다. 풀 탭이라고도 한다. 운동화 뒤축 부분에 달린 고리로 신발을 손쉽게 신고 벗는 용도로 쓰인다. 특히 구둣주걱 없이 신발을 신을 경우 고리에 손가락을 끼우고 끌어올리면 간단히 신을 수 있다. ‘잡아당기는 고리’라는 뜻의 풀온 루프(pull-on loop), 풀 루프(pull loop)라고 부르기도 한다. 뒤축에서 발목쪽으로 연장해 아킬레스건을 보호하는 푹신한 부분, 힐 탭과 헷갈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또 다른 이름인 부트스트랩(bootstrap)은 원래 목이 긴 장화의 뒷부분에 달린 고리를 뜻한다. 하지만 지금은 부팅(booting)이라는 컴퓨터 용어로 더 유명하다. 컴퓨터의 전원을 켜서 시작하는 단계를 뜻하는 부팅은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의 줄임말이다. 부트스트랩은 컴퓨터 스스로가 자신을 구동시킬 프로그램을 불러와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전통적인 형태의 부트스트랩과 사용법. 부츠 훅(boots hook)을 장화 고리에 걸고 잡아 당기는 방식으로 신는다. [사진 출처=이베이]
어떻게 신발 고리를 뜻하는 단어가 컴퓨터 용어로 자리 잡았을까. 부트스트랩이란 단어의 유래는 19세기 초 미국에서 불가능한 일을 의미했던 관용어구 ‘pull oneself up by one‘s bootstrap’(부트스트랩을 잡아당겨 스스로를 들어 올린다)에서 찾을 수 있다. 20세기 들어 이 표현은 매우 어려운 일을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해냈다는 의미로 변화하게 된다.

여기에 한 가지 논란이 더해졌다. 컴퓨터 부팅의 어원이 독일 출신 작가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1737~1794)의 1785년 소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란 주장이다. 이 책에는 주인공인 뮌하우젠 남작이 겪은 온갖 기상천외하고 황당무계한 모험담들이 실려 있는데, 개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실수로 늪에 빠진 남작이 자기 머리카락을 잡고 위로 들어 올려 늪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는 얘기다. 부트스트랩의 유래와 남작의 일화가 어느 정도 유사하다 보니 부팅이란 단어가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에서 온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추정한다.

뮌하우젠 남작이 위기를 탈출하는 방법.jpg 1886년 출간된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속 삽화로 알폰스 아돌프 비샤르가 그렸다. [사진 출처=공공 저작물, Universal History Archive]
  • 다음 편 예고 : 빨간 비상정지 버튼 ‘그거’와 그걸 덮고 있는 투명한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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