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 제대로 설치하면 뒤집히지 않는다”

장상민 기자 2024. 8. 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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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사망자 7명 중 2명이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는데도 숨지자 에어매트의 실질적 효과, 설치법 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채 교수는 "소방관들이 에어매트 설치 작업을 하니까 뛰어내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다"며 "피난 설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해야 한다. 이론이 아닌 체험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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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소방 “인원 모자라 에어매트 못잡아줬다”
전문가 “정상적으로 설치하면 잡아줄 필요 없어”
매트 복원 20초 정도… 시간차 두고 뛰어내려야
에어매트 마지막 수단…옥상대피·완강기가 더 안전
남녀 투숙객 추락 후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호텔 화재 현장에서 남녀 투숙객 추락 후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연합뉴스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사망자 7명 중 2명이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는데도 숨지자 에어매트의 실질적 효과, 설치법 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께 경기도 부천시의 9층 규모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119 신고가 처음 접수된 것은 5분 뒤인 오후 7시 39분이었다. 당국은 부천소방서 선착대가 신고 접수 4분 만인 오후 7시 43분에 화재 현장에 도착, 도착 5분 뒤인 오후 7시 48분 곧바로 호텔 외부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부천소방서가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목숨을 구할 수 있도록 제작된 장비다. 가로, 세로 폭이 7.5m, 4.5m에 이르고 높이는 3m다.

화염과 함께 연기가 호텔 내부를 뒤덮으며 상황이 급박해지자 에어매트 설치 7분 뒤인 오후 7시 55분에 7층 객실의 남녀 2명이 뛰어내렸다. 그러나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의 정중앙이 아닌 한 변의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졌고, 그 순간 반동에 의해 에어매트가 뒤집히고 말았다. 이 여성을 구조할 겨를도 없이 불과 2∼3초 뒤에 남성이 곧바로 뛰어내리는 바람에 이 남성도 큰 충격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등을 근거로 일각에서 에어매트의 위,아래를 뒤집어 설치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됐으나 여성의 추락 후 뒤집어졌다"고 설명했다. "고층에서 뛰어내리더라도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가 흔치 않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묻자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제대로 설치된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소방관들이 모서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경사진 곳 등에서 필요하면 매트를 고정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소방관이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소방관의 안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어매트로 떨어지는 사람과 충돌해 소방관과 요구조자 모두 다칠 수 있는 경우를 우려한 것이다.

시간차를 두고 에어매트로 떨어지도록 안내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도 "에어매트의 복원 시간은 보통 20초 정도"라며 "한 사람이 떨어지면 에어매트가 푹 꺼지고 공기가 차오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해선 에어매트 사용과 관련한 시민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채 교수는 "소방관들이 에어매트 설치 작업을 하니까 뛰어내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다"며 "피난 설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해야 한다. 이론이 아닌 체험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완강기를 이용하는 것이 에어매트보다 더 안전하다"고 했다. 에어매트는 어느 정도 인체에 충격을 줘 부상을 감수하고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장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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