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심부전·신장병 적응증 확보한 당뇨병 치료제 '다파엔'[약전약후]

황진중 기자 2024. 8.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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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HK이노엔 '다파엔'에 적응증 확대 허락
"기존 환자 안정적 치료 환경 조성 노력…시장 영향력 확대 기대"
HK이노엔 개발 당뇨병 치료제 '다파엔'(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HK이노엔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HK이노엔의 SGLT-2 계열 당뇨병 치료제 '다파엔'(일반명 다파글리플로진)이 '포시가'(일반명 다파글리플로진)의 뒤를 이어 만성심부전, 만성신장병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약제로 활용되고 있다.

포시가는 지난 2013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국내에서 허가된 후 2020년 만성심부전, 2021년 만성신장병 적응증을 확대한 약물이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해 온 제품이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가 복제약 출시 등 영향으로 국내 시장에서 포시가를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약을 사용하던 만성심부전, 만성신장병 환자의 우려가 나왔다. 포시가는 결국 수입이 중단돼 국내에 남은 제품만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포시가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약이 대거 출현했지만, 이들은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과 관련한 적응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만 처방이 가능하다는 한계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 대두됐다.

HK이노엔과 아스트라제네카는 만성심부전·신장병 환자들을 위해 손을 잡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HK이노엔에 포시가 만성심부전·신장병 적응증을 허여했다.

적응증 허여는 HK이노엔이 다파엔 적응증 확대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의 임상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의 만성심장병·심부전 적응증 확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임상 데이터를 복제약 다파엔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적응증 허여 이후 HK이노엔 다파엔 적응증은 제2형 당뇨병에 더해 만성심부전·신장병까지 확대됐다. 국내 환자들은 기존 치료제와 동일한 성분과 적응증을 가진 HK이노엔 다파엔으로 안정적인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파엔 급여 기준은 지난 4월 25일 자로 포시가정 급여기준과 동일하게 적용됐다. 적응증 확대 허락을 통해 다파엔은 사실상 오리지널 의약품의 지위를 갖게 됐다.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의약품은 임상 결과 2형 당뇨병 환자에서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와 지속성을 확인했다.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부전을 포함한 심혈관 위험을 약 17% 낮췄고,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 질환의 발생과 진행 위험을 약 47% 감소시켰다.

국내 시장에 출시된 동일 성분 제품 수는 약 64개에 이른다. HK이노엔은 이번 포시가의 적응증 확대 허락이 다파엔 시리즈의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시가·다파엔 사례처럼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 사이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적응증을 동일 성분의 타 기업 제품에 허락한 경우는 이번 사례가 최초다.

HK이노엔 입장에서는 다파엔이 동일 성분 복제약 중 유일하게 보유한 두 가지 적응증을 앞세워 포시가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또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HK이노엔은 포시가 적응증을 대신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대신 오리지널 제품이 진행해 온 시판 후 조사(PMS)를 진행한다. 포시가 적응증 허가 시 의무가 부과된 PMS와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가 채우지 못한 사례 수를 채워야 적응증을 활용할 수 있다. PMS 기간은 올해 12월까지다.

다파엔 시리즈는 다파엔을 비롯해 △다파엔듀오서방정(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다파엔시타정(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등 다양한 성분과 용량으로 구성됐다. 이 중 다파엔이 제2형 당뇨병과 만성심부전·신장병 적응증을 갖고 있다.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548억 원이다. 이 중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시장은 약 425억원이다. 전체 SGLT-2 억제제 시장 중 약 30%를 차지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다파엔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적응증을 허여받은 가장 큰 이유는 환자들의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실제 처방 현장에서 다파엔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영업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당뇨병 포트폴리오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노엔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당뇨병 시장에서 다각도로 협업하고 있다. 올해 1월 '직듀오서방정'(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과 '시다프비아정'(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의 공동판매와 포시가의 국내 유통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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