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한국과 경제 협력을 기대한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2024. 8.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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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8월 24일 우크라이나는 독립기념일을 맞이했다.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날이다. 국가가 큰 시련을 겪는 이 시기에 ‘독립’이란 단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한 군사적 침략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한 2014년부터 10년 동안 지속됐다. 2022년 2월 24일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이후 적대 행위의 강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경제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런 끔찍한 상황에 우크라이나는 동맹들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인도적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구호 활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 중이다. 참혹한 6·25전쟁으로 비슷한 고통을 겪은 한국보다 우크라이나를 더 잘 이해할 나라는 오늘날 세계에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전쟁으로 파괴된 국가를 재건한 한국의 경험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한국이 농업 국가로부터 혁신 기술이 지배하는 부유한 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전쟁 이후 경제를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고 기반 시설을 재건하려는 노력을 해왔기에 가능했다. 70년 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우크라이나에 금융·경제 안정은 국가 안보의 문제다. 이런 안정이 이뤄져야 우크라이나가 승리와 회복을 이룰 토대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10년간 연간 최대 30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의 목표는 파괴된 시설의 단순한 복구에 그치지 않는다. 규모와 그 중요성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의 재건 프로젝트는 특히 건설 분야에서 외국 기업에 역사적인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개발 분야의 모범 사례를 활용해 새로운 현대적 혁신 경제를 구축하려 한다. 한국 정부와 민간 기업은 전쟁 기간 내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전후 재건 참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최근 G7(7국)이 주도하는 재건 플랫폼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MDCP)’과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 등 다양한 재건 관련 협의체에 가입했다. 또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HD현대건설기계·현대코퍼레이션·한국수자원공사 등 한국의 유수 기업들이 재건 사업 협력에 참가했다. 제때 재건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한국 기업들은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풍부한 인적 및 천연자원, 발전된 농·산업, 강력한 기반의 과학·기술, 물류 이점 등을 보유했다는 많은 장점을 가진 나라다. 유럽연합(EU) 가입도 앞두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와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양국의 대표 기업 간에 추진할 새로운 프로젝트에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식량 분야에서도 협력할 분야가 적지 않다. 전 세계 인구 약 4억명이 우크라이나가 수출하는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세계 식량 안보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크라이나는 오데사 지역의 흑해 항구로 향하는 상업용 선박을 보호할 해상 항로를 설정했다. 한국도 우크라이나 곡물을 세계 식량위기국에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곡물 구상’에 동참했다.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식량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다른 방안도 있다. 한국이 강한 공정 자동화와 정보기술(IT), 특히 에너지 절감 기술을 지원해 우크라이나 농장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양국 기업 간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한국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제도를 마련하고(한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비자 면제국이다),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한국 국민에 대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협력을 해나간다면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한국의 첨단기술과 투자가 우크라이나의 자원·인적 자본과 결합한다면 양국의 안녕과 번영에 충분히 이바지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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