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캐스퍼 맞나요?”…넓어진 실내공간·115마력·편의 기능까지 ‘매력 만점’ [시승기 - 캐스퍼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릭 롱레인지 시승기
가솔린 대비 훌륭한 주행감, 넓은 공간 발군
PMSA, 레인센싱 와이퍼, V2L 기능도 편리해

캐스퍼 일렉트릭 외관.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가급적이면 터보 모델로 구매하세요.”

과거 가솔린 모델로만 출시됐던 캐스퍼에 대해 자동차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회자됐던 말이다. 터보가 수반하는 소음과 떨림, 100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도 유저들은 터보 모델을 추천했다. 엔진용량 998cc, 76마력(ps)과 9.7㎏f·m 최대토크에서 나온 출력이 고속주행에서는 답답하다는 평가가 따랐다. 캐스퍼가 주행질감보다는 경제성을 선택한 경차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던 숙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지난 19일 고객에게 정식 인도를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똑같은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전기차로 출시되면서 출력과 토크감이 강화됐고, 동시에 경차라는 포지션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소형차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된 시승행사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롱레인지 모델을 타고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 약 90㎞를 주행하면서 차량의 매력을 살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벼워진 주행질감이다.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두 전기차 특유의 가볍고도 날쌘 승차감이 발군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 EV 시리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급 가솔린 모델과 비교했을 때는 훌륭한 수준이다. 실제 탑승한 롱레인지 모델은 최대출력 84.5㎾(115ps)과 최대토크 147Nm(14.98㎏f·m)를 자랑하는 데, 정차 후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실내 모습. [김성우 기자]

비결은 인도네시아에 소재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사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49㎾h NCMA배터리와 모터의 조합에서 나온다. 1회 완충 기준 주행가능 거리는 WLTP 355㎞, 한국 인증 기준 315㎞로 서울에서 웬만한 수도권 지역을 커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실제 이날 주행에서는 배터리가 약 80% 충전된 차량을 탑승했는데, 시승이 완료된 후 배터리는 60%가 남아있었다.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10%에서 80%까지 120㎾ 급속충전 시 3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차량은 소형차로 분류되는데 전장과 전폭 축거가 각각 230㎜, 15㎜, 180㎜ 늘어난 3825㎜, 1610㎜, 2580㎜다. 2열 공간에 앉아보면 압도적인 크기 차이가 잘 느껴진다. 키 173㎝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앞에 주먹이 하나 이상 들어갈 정도로 레그룸이 확보된다. 1열과 2열 모두 운전석과 조수석 중간에 턱이 없는 ‘플랫 플로어’ 형식을 취하는데, 덕분에 더욱 활동 공간이 넓어진 느낌이 든다. 차량의 1~2열에 모두 사람이 앉더라도 답답하지 않고 여유로운듯한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더했다. 대시보드에 뻥뚫린 수납공간은 탁트인 시야감을 주는 동시에 물건을 보관하기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썬루프를 옵션으로 적용할 경우엔 더욱 개방감이 배가된다. 트렁크 용량도 기존 대비 47ℓ 증대된 288ℓ로 부피가 큰 레저도구를 옮기긴 힘들지만, 작은 가족의 장보기용으로는 충분해 보였다.

캐스퍼 일렉트릭 실내 모습. [김성우 기자]

캐스퍼 일렉트릭은 여러 편의기능 다양성 측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받는다. 단연 최고는 국내 양산차 최초로 적용된 ‘페달 오조작 방지 보조기능’(PMSA)인데, 전후방 1m 내외에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기울기·조향각 등 추가조건 있음) 차량이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자동으로 멈춘다. 또한 소형차 최초로 레인센싱 와이퍼를 적용해, 우천시 자동으로 와이퍼가 작동하고 3D어라운드뷰와 후측방 모니터도 소형차 최초로 적용했다. 실제 운전중 이같은 다양한 기능들을 체험했는데, 신기했다.

전기차 답게 1열 대시보드 아래에 220V 콘센트 충전슬롯을 넣어 V2L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커넥티비티 환경을 높이기 위해 무선연결과 다양한 유선연결 환경도 제공했다. 실제 주행에서는 노트북 충전용으로 V2L을, 유선 연결로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활용했는데 빠른 충전과 끊임없는 커넥티비티 환경을 누릴 수 있었다.

캐스퍼 일렉트릭 센터 조작버튼. [김성우 기자]

옵션의 선택지를 다양하게 주는 현대차답게 신차 옵션과 애프터마켓 전용상품들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따. 우선 동승석 시트 활용도를 높여주는 ‘동승석 시트백 보드’를 차량에 설치할 수 있고, 화물을 보호해주는 러기지 프로텍터와 매트, 1~2열 사이 격벽도 추가가 가능하다. 차량 천장에는 크로스바와 루프바스켓을 더할 수 있고, 애견인을 위한 방오시트커버 추가도 된다.

현대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만 캐스퍼 일렉트릭을 1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부터는 수출명 ‘인스터’로 일본과 유럽에도 차량을 수출하면서 캐스퍼를 글로벌 모델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차량의 판매가는 인스퍼레이션 모델 기준 3149만3670원부터 시작된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제공하는 보조금을 더할 경우 판매가는 2000만원대 중반 이하로, 더욱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차량 가격이 저렴한 만큼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기차 입문을 희망하는 고객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출력 패밀리카나 스포티형 모델을 가진 운전자의 경제적인 세컨카 선택지로도 추천한다.

캐스퍼 일렉트릭 외관.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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