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외로움 증후군' 앓는 식물들, 다양성은 증가

박정연 기자 2024. 8. 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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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 주 표지로 들판에 피어있는 노란색 꽃들의 모습을 담았다.

니콜라스 그로스 프랑스 클레몽-오베르대 교수 연구팀은 건조한 환경에서 식물의 다양성을 조사해 '식물 외로움 증후군'이란 새로운 현상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건조한 지역의 식물은 덜 건조한 환경에서 자란 식물에 비해 다양성이 약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건조한 지역이라는 가혹한 환경 조건이 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기존 통념과는 상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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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 주 표지로 들판에 피어있는 노란색 꽃들의 모습을 담았다. 2015년 유대 사막의 건조 지대에서 이례적으로 습한 봄을 보낸 후 초본식물이 드물게 개화하는 모습이다.

초본 식물이란 줄기를 갖지 않으며 지상부에 노출되는 부분이 연하고 물기가 많은 식물을 의미한다. 표지 한가운데에는 '외로운 식물들'이란 영어 문구도 적혀 있다.

니콜라스 그로스 프랑스 클레몽-오베르대 교수 연구팀은 건조한 환경에서 식물의 다양성을 조사해 '식물 외로움 증후군'이란 새로운 현상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6개 대륙 326개 지역에 걸쳐 수집한 201개 다년생 식물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13만3769개의 형태적·생태적·생리적 요소 등 형질을 측정했다. 건조한 정도가 특정 기준 이상으로 높아 생물 다양성이 일정 기준 이하인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나눠 각각의 식물 다양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건조한 지역의 식물은 덜 건조한 환경에서 자란 식물에 비해 다양성이 약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지역의 식물이 경험하는 '고립감'은 다른 식물과의 상호 작용 기회를 제한하면서 환경에 대한 특정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식물들과의 상호 작용 기회가 적은 환경이 오히려 다양한 식물의 생장을 유도하게 된다는 결론을 도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건조한 지역이라는 가혹한 환경 조건이 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기존 통념과는 상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밝힌 식물의 새로운 특성은 식물들이 기후 변화와 토지 이용 심화로 인한 환경적 스트레스 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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