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의 선택이 옳았다!…‘3안타 3득점’ 존재감 크게 드러냈던 ‘리드오프’ 황영묵 [MK잠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8. 2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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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용병술이 맞아 떨어졌다. 1번 타순에 배치된 황영묵이 맹활약하며 한화의 승리에 기여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이승엽 감독의 두산 베어스를 7-4로 격파했다.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황영묵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4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김경문 한화 감독. 사진=한화 제공
당초 한화의 1번 타자는 요나단 페라자의 자리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를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페라자 대신 황영묵을 톱타자로 선택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페라자가 못해서가 아니다. (황)영묵이가 투수 볼을 좀 더 많이 보고 커트하는 스타일이라면, 페라자는 스윙해서 결과가 바로 나오는 스타일이다. 영묵이가 (1루에) 좀 더 나간다면 결과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런 시도를 한 번 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황영묵은 사령탑의 이런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1회초 상대 선발투수 우완 시라카와 케이쇼의 145km 패스트볼을 가볍게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페라자의 볼넷, 상대 투수의 폭투로 3루에 안착한 그는 채은성의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아 한화에 첫 득점을 안겼다.

2회초 삼진으로 돌아선 황영묵은 한화가 4-1로 앞서던 4회초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2사 후 시라카와의 8구 146km 패스트볼을 공략, 중전 안타를 생산했고, 상대 투수의 폭투로 2루에 도달했다. 당초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지만, 황영묵은 강력히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고, 그렇게 2루에서 살아난 황영묵은 페라자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또 다시 홈을 밟을 수 있었다.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기세가 오른 황영묵은 한화가 6-1로 앞서던 6회초에도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좌완 투수 최승용의 5구 144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어 페라자의 우중월 안타로 2루에 진루했지만, 이번에는 아쉽게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6-4로 한화가 쫓기던 8회초 선두타자로 출격해 상대 우완 투수 김강률로부터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후 그는 유로결의 좌전 안타에 홈까지 쉬지 않고 전력질주했다. 결코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황영묵의 폭풍같은 질주에 힘입은 한화는 소중한 추가점을 얻을 수 있었다.

한화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경기 후 황영묵은 8회초 상황에 대해 “짧은 타구였다. 바운드로 내야를 넘어가는 타구가 사실 야구하면서 많이 나오지 않는다. 저도 처음에 2루에서 살아보려 최대한 열심히 뛰었는데, 타구가 (상대 내야수) 키를 넘어가는 게 보였다. 공이 안 보이는 시점부터 김재걸 코치님께서 너무 격하게 돌리셨다. 저도 자신있게 뛰었다”며 “2루를 돌면서 (홈에서 살 수 있겠다) 느꼈다. 상황이 제 눈에 보였다. 코치님 사인이 제 마음을 굳혀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1번 타순으로) 오랜만에 나갔는데, 사실 딱히 1번 타자라기 보다는 감독님께서 주문하신게 있었다. 그것을 이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 부분들이 오늘 또 운 좋게 많이 작용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과연 사령탑이 황영묵에게 요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와 관련해 황영묵은 “(감독님께서) 항상 저에게 주문하시는 것이 안타, 홈런을 바라는 것이 아니고 상대 투수가 공을 많이 던지게 하라고 하셨다. 커트하면서 한 베이스 살아나가고 다음 타자에게 연결해 주는 등 투수를 괴롭히는 것을 많이 주문하셨다. 제가 항상 극단적으로 플레이를 하다 보니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됐고, 그게 좋은 작용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이날 많은 출루는 물론이고,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까지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한 황영묵. 그럼에도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황영묵은 “야구가 운이 많이 따른다. 그런 상황이 나와야 그런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어느 상황이 될 지는 모르지만 생각을 머릿 속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플레이가 나온다 생각을 한다. 운도 많이 따랐다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황영묵은 올해 한화의 히트 상품 중 하나다. 충훈고 출신인 그는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들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했고, 중앙대 진학을 선택했다.

아쉽게 프로 팀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황영묵은 중앙대를 중퇴한 뒤 성남 블루팬더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연천 미라클 등 독립 야구단에서 활동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놓지 않았다. 2019~2021년에는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으며, KBS 스포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과 JTBC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최강 야구’에 출현해 야구에 대한 진심을 보여줬다.

그 결과 황영묵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1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고, 당당히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런 황영묵에게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은 남다른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을 터. 구단 스카우터들은 냉정하게 지난해 황영묵처럼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황영묵은 “저도 기사를 통해 그 소식을 접했고, 제 친구 후배들도 참가한 선수들이 있었다. 응원을 했는데, (황영묵만한 선수가 없다는) 그런 평가보다는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 독립리그도 그렇고 아마 야구가 발전하는 거라 생각한다”며 “아마추어 야구, 독립리그가 발전할 수 있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저도 계속 야구장에서, 제가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제 임무다. 그런 책임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 모르겠지만, 항상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야구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황영묵. 사진=한화 제공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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