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저렴해서 입주했는데 1년만에 2천만원 올렸다”…민간임대의 그늘,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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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롯폰기힐스'를 꿈꾸며 서울 사대문 안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세운지구에서 입주 1년 만에 시행사가 임대보증금 인상을 통보해 민간임대공동주택 입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과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시행사는 지난 12~13일 공문을 보내 임대료와 월세를 각 5%씩 인상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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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마다 조정’ 계약 당시 언질과 달라
“한 달새 수천만원 구해야할 판”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과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시행사는 지난 12~13일 공문을 보내 임대료와 월세를 각 5%씩 인상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민간임대는 각각 시행사 자회사인 더센터시티, 더유니스타제삼차가 운용한다. 이들이 초반 제시한 인상안 납부 시기는 다음달 19일로, 이후 미납 부분에 대해선 8.15%의 연체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입주민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민간임대라 저렴해 입주를 결정했는데, 1년 만에 약 2000만원의 보증금을 한 달 새 더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한 입주민은 “계약을 2년으로 했고 계약 당시 2년마다 보증금을 올릴 수 있다고 안내 받았는데, 겨우 1년이 지나 수천만원의 보증금을 올리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도심의 소형평수 임대주택이라 30대 직장인과 신혼부부가 대부분이다. 이런 큰 돈을 당장 어디서 구하란 건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4조제2항에 따라 100세대 이상인 경우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변동률로 임대료 상승이 제한된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과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의 민간임대 규모는 각각 99세대와 40세대로, 100세대를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상한 최대치인 5% 임대료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제44조제3항엔 임대료 증액 청구를 임대차계약 1년 이내엔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를 반대 해석해 1년이 지나 증액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분쟁을 일으키는 것이다.
김상윤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 취지는 공급자에게 일부 혜택을 주더라도 민간임대 공급을 늘려 주거 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며 “갱신 시 임대료 상한 5% 의미는 증액 상한일 뿐 임대인과 임차인이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특별법을 적용하면 1년에 5%씩 2년간 10% 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 결국,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한 민간임대가 되려 임차인에게 불리한 주택으로 변질될 수 있는 셈이다.
박세선 법률사무소 번화 변호사는 “이 같은 분쟁은 현행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조항이 해석의 여지가 있도록 기재돼 있는 영향이 크다”며 “해당 조항 개정을 통해 이를 명문화하고 적극 알리는 조치로 혼란과 분쟁을 방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계속 되자 앞서 국토부는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은 등록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기간에 대해 별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일반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규정을 받게 된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측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만 8.5%에 달해 회사 사정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임대료를 인상하게 됐다. 임대주택 초반 시세도 저렴하게 책정됐다”며 “인상 시기를 기존보다 늦춰 10월 15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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