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3위’의 투쟁심에 불을 지핀 LG···그리고 송성문이 털어놓은 딱 한 가지 소원[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4. 8. 2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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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송성문이 23일 고척 LG전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 하고 있다.



2024년, 송성문(28·키움)은 그야말로 첫 전성기를 맞았다. 서서히 올라가 6월 타율 0.404로 대폭발하며 터지기 시작한 타격의 감을 8월이 끝나가도록 유지하고 있다. 23일 현재 타율 0.347로 리그 3위를 달리며 2015년 데뷔 이후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키움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지만 아직은 상대에게 가장 무서운 타자는 아닌 모양이다.

송성문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전에서 5타수 3안타 5타점 3득점의 불같은 활약을 했다.

3-0으로 앞서다가 LG가 6회초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자 6회말 키움은 4점을 뽑아 7-3으로 달아나버렸다. 1사 1·3루에서 김혜성의 내야 안타로 4-3을 만든 뒤 계속된 1사 1·2루에서 송성문이 LG 김진성을 상대로 중월 3점포를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송성문은 경기 뒤 “사실 홈런 친 타석보다 2회에 2타점을 냈을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 최근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상대 벤치쪽에서 (2번 김혜성 타석에서) 풀카운트인데 어렵게 하라고, 낮게 유인구 던지라고 하는 걸 보고 좀 투쟁심이 타올랐다”며 “1루가 비었으니 (김혜성을) 거르고 나랑 승부하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그럼 쳐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막 150㎞짜리 직구가 들어왔는데 진짜 공이 좋았는데 그 투쟁심 때문에 친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 송성문이 23일 고척 LG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앞서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송성문은 이날 1회 내야 땅볼로 출루해 선취 득점한 뒤 문제의 2회말 2사 2·3루에서 2번 김혜성이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를 만들자 LG 선발 손주영의 직구를 당겨 우전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렸다. 곧바로 2루를 훔쳐 시즌 16호 도루를 기록했고 6회말에는 3점 홈런, 8회말에도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상대 보크로 득점까지 했다. 맹활약을 펼치며 숨죽었던 타격 기운을 되찾았다.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거의 없었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송성문은 “항상 시즌을 치르면서 사소한 변화들을 많이 줬었다. 안 되면 바로 조금씩 바꿔보고 했는데 올해는 그런 게 거의 없다. 꾸준히 나 자신을 믿고 밀고나가는 점에서 기복이 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활약으로 송성문은 타율 0.347 16홈런 89타점 67득점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율 3위, 안타 5위(146개), 출루율 5위(0.413)에 올라 있다.

송성문은 “에레디아(SSG)와 레이에스(롯데)가 무슨 타격기계처럼 치는 걸 눈앞에서 항상 봤기 때문에 타격 타이틀 이런 건 정말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진짜 간절히 원하는 목표가 하나 있다”고 했다.

키움 송성문이 23일 고척 LG전에서 득점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은 청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다. 송성문은 “시즌 끝나고 열리는 프리미어12에는 꼭 한 번 국가대표로 뽑혀보고 싶다. 중학교 때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다. 사실 야구하면서 나한테 국가대표는 뭐 꿈만 꿀 수 있는 이야기였다. 많이 목 말라 있었고 어디 가서 얘기하면 ‘네가 뭐 국가대표야’ 비웃을테니 말해본 적도 없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정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고 또 꿈꿔왔던 얘기를 그래도 좀 할 수 있는 시즌인 것 같다. 얼마 전 박용택 선배님이 ‘국가대표도 한 번 해봐야지’ 하시면서 ‘자기 어필 좀 많이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단기전에도 항상 강했고 내야 포지션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얘기 좀 하고 싶다”고 웃었다.

하위권으로 예상돼도 가을야구에는 나가고, 고만고만한 선수들만 있는 것 같아도 똘똘한 선수들이 많았던 키움은 올해 최하위다. 이정후도 없고, 안우진도 없고, 이용규마저 다쳐서 없는 키움을 송성문이 끌고가는 중이다. 키움은 지금 최하위지만 송성문은 야구인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정점에 올라 있다.

송성문은 “내 생각에도 올해 아마 인생 마지막 찬스가 될 것 같은데 야구가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국가대표 외에) 다른 욕심은 내지 않는다”며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솔직히 내년에는 올해만큼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2할 중반이 아닌 그 이상의 높은 타율에서 계산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척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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