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혼' 하고, '숙려캠프' 거쳐, 이제 혼자다…이혼예능 홍수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여기도 이혼, 저기도 이혼이다.
MBN 새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한이결')은 5부작 파일럿 형식으로 시청자와 만난 후 정규 편성돼 지난 18일부터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스타 부부들의 '가상 이혼'을 통해 이 시대의 부부관계 및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 보게 하는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다. 시청자에게 익숙한 관찰 예능 형식에 '이혼'이라는 주제를 덧붙였다. 파일럿에 출연한 정대세 부부, 이혜정 부부가 그대로 출연한다.
'가상 이혼'이라는 주제는 필연적으로 부부 사이의 내밀한 갈등을 파헤친다. 사적이기에 자극적인 이슈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최준석은 사기를 당해 20억원을 잃었다고 고백했고 새롭게 합류한 로버트 할리는 과거 마약 투약 사건에 언급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 보자는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으나, 불가피하게 부정적인 감정으로 채워진 갈등이 주된 소재다.
이에 앞서 15일부터 방송 중인 JTBC 예능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도 이혼을 주제로 한다. '이혼숙려캠프'는 이혼 위기 부부들의 55시간 관계 회복 프로젝트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파일럿으로 첫선을 보인 뒤 정규 편성됐다.
'한이결'의 가상이혼과 달리 이혼 위기의 부부들이 출연해 관계를 회복할 해결책을 찾는다. 법원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조사관' 역할의 연예인들은 출연자들의 사연에 공감하거나 비판하면서 깊이 파고든다. 김민종 CP(책임 프로듀서)는 "제목에 '이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자극적이라고 생각할 텐데, 사연보다는 관계 회복을 위한 설루션에 방점을 두고 있다"라며 "3일 동안 부부 상담, 법률 상담 등의 관계 회복 패키지를 제공하며 개선돼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분량도 설루션 부분이 훨씬 많아서 자극적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JTBC, MBN에 이어 TV조선(TV CHOSUN)도 '이혼' 예능을 내놓는다. 지난달 4부작으로 방송된 '이제 혼자다'도 파일럿 방송 이후 곧바로 정규 편성돼 준비 중이다. '이제 혼자다'는 다시 혼자가 된 사람들의 세상 적응기를 담는다. 조윤희, 최동석, 이윤진, 전노민 등이 출연했다. 이혼의 배경이나 심경을 밝히지 않았던 스타들을 위주로 섭외해 화제성을 높였다. 이혼 이후 달라진 것, 새롭게 결심하고 꾸려가는 일상을 공개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이결'은 1회 2.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이제 혼자다'는 4.5% '이혼숙려캠프'는 3.1%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바탕으로 속속 정규 편성돼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이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도 MBN '속풀이쇼 동치미', SBS '돌싱포맨', MBN '돌싱글즈', SBS플러스 '나는 솔로' 등 이혼과 '돌싱'을 단골 소재로 쓰는 프로그램 역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혼 예능'이 동 시기에 각 방송사에서 쏟아지고 있는 점은 이제는 한때의 흐름을 넘어 확고한 예능 흥행 장르로 자리매김한 것을 보여주는 대목. 소재 특성상 예능계에서 중장년 시청층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우선하고 있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시청자들과 방송계 전반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출연자의 가정사와 갈등을 자극적으로 그리는 것에 치우쳐 기존의 기획 취지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 더불어 비슷한 소재와 내용의 예능이 동시기 방영되면서 예능의 다양성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중장년 시청층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젊은 시청자들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또 다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비슷한 소재와 장르에 치우쳐 예능 제작 업계가 경화되고 위축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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