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BTS 굿즈 판권 있다고" 솔깃한 제안에 14억 날려버린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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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굿즈를 몽땅 독점 판매하는 거예요. 무조건 돈 버는데, 투자금 넣어봐."
A 씨가 BTS(방탄소년단) 캐릭터와 사진을 이용해 굿즈를 독점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이를 활용해 물건을 제작하면 대박이 난다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A 씨는 "부산 콘서트에서 BTS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를 독점 생산해 판매할 권한이 내게 있고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홍보를 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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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센스 권한 없는 사기…法 "수법, 편취 금액 죄질 나빠"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BTS 굿즈를 몽땅 독점 판매하는 거예요. 무조건 돈 버는데, 투자금 넣어봐."
연예인 캐릭터 상품 제조·유통 회사를 운영하는 A 씨는 여러 회사들에 투자를 권유했다. A 씨가 BTS(방탄소년단) 캐릭터와 사진을 이용해 굿즈를 독점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이를 활용해 물건을 제작하면 대박이 난다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A 씨의 사업 제안에 응한 두 회사는 총 13억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그에게 건넸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뒤, 사업 대박은 커녕 A 씨는 투자자들에게 투자금도 돌려주지 못해 재판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재판장에 서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2022년 9월 A 씨는 가수 초상권, 캐릭터 라이센스를 이용해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엑스포 유치국 발표를 앞두고 10월 개최되는 '2030 부산국제박함회 유치기원 콘서트'가 눈에 들어왔다. BTS가 공연에 참여한다는 소식, A 씨가 운영하던 사업과 딱 맞아떨어졌다.
A 씨는 "부산 콘서트에서 BTS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를 독점 생산해 판매할 권한이 내게 있고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홍보를 하고 다녔다. 사업 운영기획안에 적힌 수익률 분석표에는 '예상 매출 역 40억 원, 수익 15억 원'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A 씨에겐 BTS 초상권이나 관련 캐릭터 라이센스 권한이 없었다.
당시 한 주식회사 최대주주인 B 씨는 BTS의 유명세를 믿고 "투자를 검토해보는 게 좋겠다"며 대표이사 C 씨에게 투자를 권했고, C 씨는 5억 5000만 원을 투자했다.
A 씨의 사기 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 씨는 김 회사 대표인 D 씨에게도 "BTS 초상권을 활용해 김 포장지에 얼굴을 인쇄해 수출하면 수익이 많이 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후 BTS 초상권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의 매출액 15%를 A 씨에게 정산해주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A 씨는 김 회사에 "BTS 소속사와 초상권 협상 시 유리하려면 회사 매출 규모를 늘려야 하니 김 수출 과정에 우리 회사를 끼워달라. 계좌와 장부상으로만 물품을 거래한 것처럼 하고, 김 판매 대금을 우리 쪽에서 받으면 바로 회사로 송금하겠다"며 거짓말까지 했다. 이렇게 A 씨는 8억 15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챘다.
A 씨는 이렇게 편취한 돈으로 오직 자신의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는 지난 20일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BTS 캐릭터 관련 권한 또는 초상권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며 피해회사들을 기망한 것으로 수법, 편취금액 규모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회사들 중 한 곳에 대한 피해회복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이 회사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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